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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의 추운 겨울, ‘1억원’ 자존심은 지킬까?
입력 2013-12-12 06:01 
최희섭은 3년 연속 부진의 터널에 갇혀있다. 연봉 삭감은 불가피하다. 억대 연봉자 대열에서 빠질 지도 모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겨울비에 이어 눈이 내리더니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따뜻한 안으로 들어와도 몸은 물론 마움까지 추운 이들이 있다. 연봉 삭감 바람이 몰아치는 KIA 타이거즈인데 그 가운데 최희섭(34)이 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이 꺾였다. 자존심의 바로미터가 되는 연봉마저 크게 깎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칫 억대 연봉 대열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희섭은 올해도 웃지 못했다. 타율 2할5푼8리 65안타 11홈런 42타점에 그쳤다. 출전 경기수도 78경기에 불과했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 3할1푼6리 6홈런 2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KIA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5월 들어 곤두박질을 쳤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김주형에게 1루 수비를 내줬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지난 8월 22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인상 요인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80경기 타율 2할5푼2리 62안타 7홈런 42타점)와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팀 성적은 더 떨어졌다. KIA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NC 다이노스보다 아래인 8위에 머무렀다. 치욕적이었다. 5위에서 8위로 미끄러지면서 간판타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최희섭이다.
최희섭의 올해 연봉은 1억5000만원이었다. 2007년 복귀한 뒤 가장 낮은 연봉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내려간다.
최희섭은 올해 삭감폭이 2000만원에 그쳤다. 예상보다 삭감폭이 낮았다. 당초 50% 이상 깎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렇지만 KIA는 최희섭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그러나 2년 연속 그런 ‘배려는 없을 게 분명하다.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무산시켰기에, 칼바람은 더욱 거세다.
최희섭은 2012년 연봉이 4억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반토막 이상이 났다. 57.5%나 깎였다. 2009년에는 42.9%의 삭감을 기록했다. 이미 큰 폭의 삭감을 경험했다.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번에도 삭감의 폭은 클 게 자명하다.

최희섭은 단순히 올해만 부진한 게 아니라 3년 연속 제 몫을 못해주고 있다. 그가 3년 동안 친 홈런 개수는 27개에 불과했다. 최다 경기 출장도 80경기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1억원은 상징적인 금액이다. 최희섭에게는 자존심이기도 하다. 지난 2년 동안 최희섭은 협상 테이블에 가장 오래 앉아 있었다. 한 번(2012년)은 뒤늦게 도장을 찍고 후발대로 전지훈련에 참가했고, 다른 한 번(2013년)은 전지훈련을 떠나는 날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도 줄다리기 협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그 자존심을 지킬 명분이 없다. 내년 연봉이 33.3% 이상 삭감될 경우, 그는 억대 연봉자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그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최희섭의 국내 프로야구 복귀 후 시즌별 연봉
3억5000만원(2007년)-3억5000만원(2008년)-2억원(2009년)-4억원(2010년)-4억원(2011년)-1억7000만원(2012년)-1억5000만원(2013년)-?(2014년)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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