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뉴스와이드]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정치는 타협과 조정…"
입력 2013-12-05 09:38 

▶ 오늘 오랜만에 뵙는 분을 모시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수고하고 계신 심대평 선생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 그동안 잘 지내셨죠?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을 하신지가..


-정부 발령은 9월 13일자였습니다만 10월 23일에 대통령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주재해주신 이후에 공식 활동을 했기 때문에 한 달 남짓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 한창 바쁘시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데 박근혜 대통령 들어오시고 만들어진 건가요?

-지방분권촉진위원회하고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라고 두 개의 기구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지난 5월 28일에 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 시행되어서 두 기관을 합쳤습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발전위원회로 새롭게 출범했죠.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지방분권과 행정체제 촉진이 서로 중복되는 일이 없도록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이 담긴 국회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 충남 지사를 세 번 하셨는데 지방자치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요.

-네.

▶ 중앙정부와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리해서 말씀해 주세요.

-지식과 새로운 안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제 경험과 경륜에 바탕을 둔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온 많은 정부나 국회의 역할들이 있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는 지방의 책임도 있고 중앙의 책임도 있습니다. 지방의 책임은 중앙에 의존하거나 또는 중앙에 매달리지 않으면 발전이 될 수 없다고 하는 인식이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족했었습니다. 또 중앙정부는 지방을 믿지 못했습니다. 역량도 부족하고. 돈을 주면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불신이 깔려 있었거든요. 새로운 시대의 지방은 ‘우리가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역량을 그렇게 갖춰가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고 중앙정부는 ‘그래, 믿고 한 번 맡겨보겠다. 그래서 중앙과 지방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그때 제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해서 잘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출근길이 신바람 나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동안 정치권에서 뵐 수 없었어요. 이제 정치 안하세요?

-정치 현장에서 떠났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권에서 안 보이는 게 맞습니다.

▶ 생각 없으십니까?

-그렇습니다. 이제는 정치보단 제게 주어진 42년 동안의 행정 경험이 오히려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이 되고. 그것이 제 역할이라 믿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방과 중앙이 잘 조화를 이뤄서 나라를 발전시켜 나가느냐. 그것이 아마 소득 2만 불에서 4만 불로 가느냐, 마느냐의 기로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습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우리가 많이 얘기 해오지만 지방 발전이 어떻게 이뤄져야 되는지에 대한 인식은 덜 되어 있었습니다. 지방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해서 창조적인 경쟁력을 창출해낼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조정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그 부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제도와 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 정치는 이제 생각이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스럽게 여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야대치를 어떻게 보세요?

-여야 대표는 이 시대의 가장 중심이 되는 정치의 주역 중에 주역들이십니다. 정치라는 게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야 되는 가운데 조정과 통합을 해야 하는,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 아니겠습니까? 여야 대표들이 어제인가 합의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이제 잘하겠지 하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잘해주셔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 심대평 전 지사께서 양당제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심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안철수 신당 움직임에 대해 조언해 주시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조언보다도 왜 국민들이 이 시대에 꼭 새로운 정치 세력을 바라고 있는지.. 이것은 기존의 정치 세력이나 새로운 정치 세력을 꿈꾸는 분들이나 모두 함께 유념해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왜 이러느냐.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보다 어떻게 해야 국민들의 마음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느냔. 또 하나, 과거의 정치 세력들은 지방에 지역 기반을 둔, 또 이념에 기반을 둔 지지기반을 원했었는데 지금도 그것을 국민들이 원하고 있느냐? 그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안철수 신당과 야당의 연대와 통합은 어떻게..

-시작도 안했는데 연대나 통합을 얘기하면 제3세력이라고 새로운 정치라고 믿을 국민들이 있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어렵더라도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스스로 설 수 없는 사람은 누구도 손잡아 주지 않습니다.

▶ 자유선진당하고 국민중심연합 창당 통합 과정을 겪으셨잖아요.

-그것은 같은 지역 기반을 가진 정치 세력으로 새롭게 출발했던 것이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지역 기반만 가지고 국민적 지지를 얻어낼 수 없고 이념적 기반을 가지고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새 정치가 국민중심의 새로운 정치라고 하는 구체적인 물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정책을 보여주어야 되고 실적을 보여주어야 되는데 그것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위원회 입장으로 정리된 것이 있습니까?

-저희들 지금 현재 위원회 입장을 정리해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입장이 아니고 우리 27명 위원 전체의 견해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달 내에 우리 입장을 밝힐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그것이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네요.

-영향을 받길 바라고 있는 것이죠. 지방자치가 발전되려면 지역도 잘해야 되고 중앙정부도 잘해야 되고 정치권과 국회가 형태를 바꿔서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회가 뒷받침해 줄 수 있도록 특위 구성을 저희들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 지역맹주 얘기를 해주셨는데 심 지사님이 보시기에 요즘 충청권의 지역 맹주는 누구예요?

-지역맹주라는 게 있습니까? 과거에 우리가 얘기했던 소위 3김 시대에 그런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들이 있었죠. 그런데 시대가 변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뜻을 함께 모으고 통합하고 조정해 나갈 수 있는 협업의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 안희정 지사, 정우택 의원, 반기문 사무총장 등이 차기 정권 맹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충청 민심은 어떤가요?

-저는 충청의 민심이 어떻게 보면 국민의 민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1인 중심의 정치를 원하는지 아니면 다수의 정치인들이 함께 협력해서 국민행복을 창출해내는 것을 원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에 대해선 대답을 안 하신 것 같은데요? 안희정, 정우택, 반기분, 이 세분에 대해서..

-세 분 다 훌륭한 분들이니까 그 세 분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이 분들이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행보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고. 그것도 국민 전체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행복 가치를 찾아갈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결심이 우선 되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충청권에 계신 분들은 어찌됐든 이런 인물들에 대해서 기대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충청권이 기대를 하면 전국 국민들이 기대를 하겠죠. 충청도가 아주 중용의 도를 지키는 지역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게 치우치지 않는 경향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디가 90% 100% 이렇게 투표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충청도의 민심이 대단히 중요하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충청권 인구가 워낙 많아졌잖아요. 국회의원 수를 조정하자는 얘기가 나오던데요.

-헌법적 가치가 표의 등가성을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민주주의 원칙이고. 충청도가 그런 측면에서 호남보다 훨씬 적은 수의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희망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구의 규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고려를 해야 하는 정치적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래야 옳다 저래야 옳다, 이런 얘기 보다는 오히려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정치권에서 찾아내는 게 정계 특위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치 현장 토크를 하신다고요? 그래서 지방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뭐예요?

-기초 단체장이나 광역 단체장들은 분권과 재정에 대한 요구가 크죠. 또 주민들은 주민자치회 구성을 제대로 해서 근린 자치를 실현하라고 한다든지 또는 자치경찰제도, 교육자치제도, 특별시와 광역시 자치구의 기능과 기구를 다시 조정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첫 번째 해야 될 과제는 과감한 분권과 재정력 확충을 위해서 OECD 선진국 평균 수준인 40% 수준까지 사무와 재정력을 확충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 민심을 가까이 많이 들으실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까?

-대통령과 관계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지방자치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잘할 수 있게 해주겠다,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의견을 함께 모으는 노력을 통해서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당면한 20개 과제에 대해서 내년 5월까지 종합추진 계획을 세워서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방자치발전은 지방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일은 지방이 하도록 해주고 중앙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중앙이 하도록 해주는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에야 말로 우리가 무엇인가 성과를 거두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는 약속을 하고 다집니다.

▶ 정치원로로서 보시기에 차기 대통령감은 어떤 사람이 좋을 것 같아요?

-차기 대통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대통령이 잘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노력이 훨씬 더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치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엇인지 끝으로 가르쳐 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치는 역시 타협과 조정이 우선되는 노력이 있어야 됩니다. 대립으로 가는 정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거나 국민들을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앞으로 정치의 조정과 타협, 지방자치에도 조정과 지원, 이런 것이 함께 이뤄지길 바랍니다.

▶ 앞으로 계획 짧게 말씀해주세요.

-내년 5월 까지 종합계획을 수립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내년 상반기 중에 지방분권과 관련된 사무의 배분 체계를 새로 만듭니다. 그래서 이것을 과감하게 이행하는 국회의 노력이 뒷받침 돼주길 소망하고 노력하겠습니다.

▶ 그렇게 꼭 실천되길 바라고요. 오늘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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