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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연예인 불법 도박, 왜 하필 또 11월에?
입력 2013-11-12 08:43  | 수정 2013-11-12 08:55
1980년대 중반 이후 스타들의 각종 사건·사고가 많아 생긴 일명 ‘연예계 11월 괴담이 올해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연예인이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어서다. 개그맨 이수근, 방송인 탁재훈, 가수 토니안과 붐 등이 거론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 6월 실형을 선고받은 김용만의 불법 도박 사건과 관련, 사설 도박 사이트 운영자 윤모(38·불구속기소)씨 등을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일각에선 연예인의 대형 사건을 터트려 정치계와 관련해 민감한 이슈의 눈을 돌릴 것이란 터무니 없는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어 11월 괴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선 터질 것이 터졌을 뿐이다”는 담담한 반응이 있다. 이른바 ‘검찰 라인에 정통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검찰이 배우 겸 가수 A, 배우 B와 C 등에 대한 정황과 일부 증거를 포착, 관련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수사는 약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 투약 연예인에 이어 도박 연예인에 대한 검·경의 수사망이 확대 혹은 내사가 이미 지난해 진행됐다.
1년여 전 11월 한 경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방송인 A를 비롯해 배우 B, 가수 C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인지수사 중”이라고 귀띔했으나 해당 기관은 당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예인 불법 스포츠 도박 수사 대상에 오른 이름도 이때 이미 나왔다.
단박에 범죄 사실이 확인되진 않았다. 덕분에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은, 만약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있었다면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셈이다. 대부분 서로 친분이 있는 이들은 그럼에도 ‘검은 유혹에서 쉽게 뿌리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관계자는 이들은 애초 일명 ‘바둑이라는 포커 게임을 과도하게 해온 정도였으나 점차 불법 스포츠 도박에 발을 디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매년 11월 연예인들의 사건·사고가 검찰 발(發)로 알려지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11월부터 연말까지 검·경의 성과 평가와 인사고과가 이뤄지는 기간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도박이나 마약 사범 특성상 상선(자기 위의 다른 판매책이나 구입자)을 고발하면 감형해주는 관행도 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이다. ‘플리바겐은 특정 형사사건과 관련해 신고·제보·자수를 하는 과정에서 그와 관련된 제보자 본인의 범죄가 함께 드러난 때 그에 대해서만은 형벌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갈수록 지능화되고 은밀해지는 범죄(자)의 제보·자수를 유도하고 그들의 협조를 얻어 해당 사건들을 좀 더 원활하게 수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경기의 승리팀을 예측해 휴대전화로 돈을 거는 이른바 ‘맞대기 방식으로 한 번에 수십만∼수백만 원씩 모두 수억 원의 돈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수근은 혐의 대부분을 시인하며 방송에서 하차할 뜻을 밝혔다. 탁재훈과 토니안, 앤디 등은 현재 입장을 정리 중이다. 앞서 김용만은 불법 도박 혐의로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김용만은 이 사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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