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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그때는](100회 최종편) `고릴라` 김경기 `알고보니 부드러운 남자`
입력 2013-11-12 06:04  | 수정 2013-11-13 09:34
1995년 여름 인천구장, 태평양 돌핀스 김경기(SK 타격코치)가 쌍방울전에서 자신의 타순을 기다리며 웨이팅 서클에서 스윙연습을 하고 있다. 그의 뒷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타격 후 팔로 스로우로 이어지는 타격자세는 당시 거포들 중 가장 부드러운 타격으로 정평이 났었다. 그는 185cm의 큰 키와 균형 잡힌 다부진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매끈하고 부드러운 타격으로 맹타를 휘둘러 팀의 4번 타자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야구팬들로부터 ‘미스터 인천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또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큰 체구때문에 고릴라란 별명을 얻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할 때 까지 단 한 번도 0.300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2시즌 동안 92시즌(0.254)과 97시즌(0.254) 그리고 2001시즌(0.232)을 제외하곤 매년 0.270에서 0.290타율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김경기는 ‘00번이란 등번호로도 유명하다. 태평양에 입단 후 김경기의 프로 첫 등번호는 37번이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에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에서 1993년부터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00번을 달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롯데 공필성처럼 자신의 성 ‘孔을 의미하는 뜻으로 ‘0번을 등번호로 사용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00번을 사용한 경우는 김경기가 처음인 것이다.
김경기는 현역시절 내내 이 ‘00번을 배번으로 사용한데 이어 2002년 SK 타격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할 때도 유니폼에 ‘00번을 새겼다.
[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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