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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ERA 0’ 핸킨스, ‘백조’로 재탄생
입력 2013-10-29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인생역전 스토리를 쓴 건 이재우(두산)만이 아니다. 팀 동료인 데릭 핸킨스 또한 눈부신 투구를 펼치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진가를 발휘했다. ‘땜빵 외국인선수에서 ‘특급 외국인선수로 재탄생했다.
핸킨스는 지난 7월 한국 무대를 노크했다. 게릿 올슨의 대체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시즌에선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제구력 난조와 구위 저하 등으로 호평보다 혹평이 더 많았다. 정규시즌 성적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6.23이었다. 12번의 등판 가운데 무실점은 딱 2번이었다. 한번 맞으면 실컷 두들겨 맞았다.
두산의 외국인농사는 함박웃음이다. 골칫덩이였던 핸킨스는 포스트시즌 들어 효자가 됐다.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핸킨스는 자연스럽게 두산의 포스트시즌 선발진에서 빠졌다. 이재우와 함께 ‘1+1 카드가 됐다.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정규시즌 성적으로는 재계약을 기대하는 건 헛된 희망이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가을잔치에서 핸킨스는 180도 달라졌다. 이제야 제 실력을 발휘했다. 제 옷을 맞춰 입은 듯 선발보다 불펜에서 더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핸킨스는 포스트시즌 들어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 나가 10⅓.이닝 동안 1실점도 하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도 핸킨스의 완벽투는 변치 않고 있다. 1구원승 1세이브 1홀드로 두산의 허리를 단단히하고 있다.
주요 승부처마다 그의 투구는 빛났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회 등판해 무실점 역투를 했다. 그의 호투 속에 두산은 최재훈의 역전 2점 홈런이 터지며 승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5차전 연장승으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이 확정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유희관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2이닝 무실점으로 LG의 희망을 꺾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과 4차전에서 무실점 호투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핸킨스의 등판 여부에 따라 두산 불펜 안정감이 크게 좌우됐다. 그만큼 이제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능력을 보여주니 3개월 전과는 대우가 달라졌다. ‘효자 외국인선수가 따로 없다. 이에 따라 불투명했던 한국에서의 미래도 점점 밝아지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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