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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4차전] 버틴 이재우-뻗은 배영수, 누가 ‘폭탄 대결’이라 했나
입력 2013-10-28 20:10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누가 폭탄 대결이라고 했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두산의 4차전에서 예상외의 반전이 펼쳐졌다. 한국시리즈에 첫 등판한 이재우가 큰 경기에 질리도록 나온 배영수를 압도했다.
당초 한국시리즈 4차전은 타격전이 점쳐졌다. 평균자책점 4.71의 이재우나 4.73의 배영수나, 투구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이재우는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4선발이긴 해도, 5이닝을 책임질지 미지수였다. 그는 항상 ‘+1 핸킨스와 세트였다. 배영수가 14승으로 다승 1위에 올랐으나 두산전 평균자책점이 무려 7점대(7.78)로 매우 높았다.
때문에 3차전까지와 다르게 화끈한 타격전을 예상했다. 그리고 이 둘을 ‘폭탄으로 여겼다. 하지만 뇌관이 터진 폭탄은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조용했다. '
두산의 이재우는 28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과 4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했다. 2회와 3회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고비마다 삼성 타선을 잠재운 그의 탈삼진은 돋보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이재우는 올해 최고였다.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5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3개를 기록했으나 1점도 안 줬다. 위기도 몇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묵직한 공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고비마다 삼진으로 잡는 게 강렬했다. 탈삼진 8개로 시즌 최다 탈삼진이었다. 화려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다.
이재우는 1회 공 10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타선의 도움으로 2점차 리드를 등에 업은 이재우는 2회와 3회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더 강했던 이재우였다.

최형우의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1사 1,2루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지만 이재우는 침착했다. 박한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데 이어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는 더욱 극적이었다. 2사 이후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재우는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으며 탈출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묵직했다. 그리고 이는 꽤 오래 지속됐다. 4회와 5회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는데, 5회에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삼성 타선은 좀처럼 이재우를 공략하지 못했다. 폭탄은 폭탄이었다. 한방 터뜨리며 삼성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삼성의 배영수는 28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과 4차전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를 했다. 2회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반면, 배영수는 다승왕다운 면모를 과시하지 못했다. 제구력 난조 속에 2회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SK와 3차전에 이어 또 2연속 조기 강판이다. 통산 21번째 한국시리즈 등판이었지만, 풍부한 경험이 모든 걸 대변해주지는 못했다. 배영수는 흔들렸고, 끝까지 중심을 잡지 못했다.
배영수는 첫 타자 이종욱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다음 타자 정수빈에게 기습안타를 허용한 뒤 급격히 흔들렸다. 볼이 많아졌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매번 코너에 몰렸다. 자연스레 실점도 늘었다.
김현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준석에서 왼쪽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이어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허용했다.
2회 들어서도 안정되지 않았다. 1사 후 9번타자 김재호와 7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3번째 볼넷이었다. 갈 길이 급한 삼성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우려한대로 배영수는 흔들렸고 무너졌다. ‘배영수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은 전혀 아니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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