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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2차전] ‘침묵’ 이승엽, 패배 원흉 된 라이언킹
입력 2013-10-25 23:37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라이언 킹의 포효를 오매불망 바라는 삼성 라이온즈의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이승엽이 한국시리즈 2차전 찬스서 번번이 침묵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타선이 침묵하면서 연장 13회 혈투 끝에 1-5로 패했다. 이승엽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에 그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경기 후반 역전 기회서 연이어 범타로 물러났다. 부진한 이승엽의 존재 때문에 클린업트리오를 두산이 마음놓고 견제하는 전략적인 작전을 선택한 것 까지 패배의 원흉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는 부진이었다. 1,2차전 도합 9타수 1안타 1볼넷 3삼진의 끝모를 부진. 안타 1개는 단타로 중요한 순간 침묵하며 해결사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다.
‘라이언킹 이승엽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1차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허리 부상으로 1군서 말소된 이후 거의 한 달여의 실전 공백 이후 나서는 한국시리즈서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6번타순으로 내리며 부담감을 덜어주려 애썼지만 스스로 반등하지 못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2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니퍼트를 상대로 4구만에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침묵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 4회 2사 주자없는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니퍼트의 5구를 때려 유격수 방면의 땅볼로 물러났다. 아쉬운 장면은 경기 후반 연이어 나왔다. 6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니퍼트의 높게 몰린 5구를 제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우측 방면으로 쭉쭉 뻗어갔다. 하지만 펜스 근처로 가면서 힘을 잃고 떨어졌다. 파울 라인을 오른쪽으로 살짝 빗겨간 펜스 앞에서 두산 우익수 임재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삼성은 이승엽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남은 시리즈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대구)=김재현 기자
네 번째 타석과 다섯번째 타석에서도 연이어 범타로 물러났다. 채태인의 동점 적시타로 1-1이 된 8회.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데릭 헨킨스의 2구를 때려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전력 질주를 했지만 주자들을 진루시키는데 만족해야했다. 후속 김태완도 범타로 물러나면서 삼성은 흐름을 이어 역전을 시키지 못했다.
10회는 사뭇 굴욕적이기까지 했다. 두산 벤치는 1사 1,2루에서 타석에 채태인이 들어서자 고의 4구로 만루 작전을 썼다. 이승엽을 만루서 상대하겠다는 계획. 이승엽은 허무한 2루수 앞 땅볼을 때려 1명의 주자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고 아웃되면서 고개를 떨궜다. 연장 12회 1사 후 이승엽에게 마지막 기회가 돌아왔다. 이승엽은 하지만 허무한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날 타격을 마쳤다.
1,2차전 연이은 부진에도 이승엽에 대한 믿음을 놓을 수는 없다.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타이(16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36타점을 올린 이승엽의 경험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만 20타점을 쓸어담은 최고의 해결사다. 이 역시 통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 이제 삼성은 2패로 몰렸다. 좀처럼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 삼성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이승엽이 라이언킹으로 포효하는 날은 언제쯤일까.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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