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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2차전] ‘Again 08.22’ 위기에 더 강한 밴덴헐크
입력 2013-10-25 20:16  | 수정 2013-10-25 20:34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두산만 만나면 릭 밴덴헐크의 위기관리 능력은 ‘A급이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으로 두산 타선을 묶었다.
밴덴헐크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두산과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루 전날 1선발 중책을 맡았던 윤성환이 대량 실점하며 5회도 못 버티고 강판됐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사실 밴덴헐크는 두산 킬러였다. 올해 한 차례 등판했는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8월 22일 대구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삼성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 그 명성에 걸맞은 호투를 펼쳤다.
삼성의 릭 밴덴헐크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흥미로운 건 밴덴헐크의 위기관리 능력이다. 밴덴헐크는 두산전에서 짠물 투구를 펼쳤지만, 매번 위기의 연속이었다. 2개월 전에도 밴덴헐크는 볼넷을 무려 6개나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1회 2사 만루-2회 2사 만루의 큰 위기를 맞았지만 민병헌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실점만 했다.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를 얻어맞지는 않았다.

그 강한 내구성은 한국시리즈 2차전 대구구장에서 다시 재현됐다. 밴덴헐크는 5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150km를 넘는 빠른 강속구(최고구속 153km)를 앞세워 단 하나의 결정타도 맞지 않았다.
1회 2사 이후 김현수의 안타와 최준석의 볼넷으로 다소 흔들리던 밴덴헐크는 1차전에서 2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이 살아난 홍성흔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2회에는 오재원에게 2루타에 이어 3루 도루를 허용해 1사 3루의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침착하게 최재훈과 손시헌을 범타로 잡아냈다.
가장 큰 고비였던 3회에는 행운까지 따랐다. 무사 1,2루에서 김현수의 외야 깊은 타구를 중견수 배영섭이 뛰어올라 잡아냈고, 최준석의 빨래줄 같은 타구는 밴덴헐크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어가 병살 플레이로 이어졌다. 4회에도 2사 2루 상황에 놓였으나 최재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6회 2사 1루에서 김재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겼다. 1,2루 실점 위기였는데 공을 건네받은 차우찬이 오재원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밴덴헐크의 기록은 무실점이었다.
투구 내용도 괜찮았다. 두산 타자를 상대로 압도하는 힘을 보여줬다. 그리고 1회 26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를 했다. 이날 밴덴헐크가 던진 공은 99개였다. 8월 22일 두산전에서는 무려 119개의 공을 던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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