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SOS 요청해도 출동 안 하는 해경?
입력 2013-10-25 20:01  | 수정 2013-10-25 21:19
【 앵커멘트 】
망망대해에서 배가 조난을 당해도 해경은 10번 중에 1번만 출동한다고 합니다.
먹통 조난신호기 때문입니다.
이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4월 천안함을 건지기 위해 투입된 금양 98호가 조난신호를 보냅니다.

해경은 금양 98호가 아닌 금양 97호 선장의 휴대전화로 잘못 전화를 했고, 선장과 연락이 닿자 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빈번했던 조난신호기 오작동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결국, 출동은 1시간 늦어졌고 선원 9명은 모두 실종됐습니다.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길이 24m 이상의 배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위성 조난신호기입니다. 배가 침몰해서 수심 4m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해경에 신호를 보냅니다."

문제는 신호기를 믿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최근 3년간 800여 건의 조난 신호 가운데 실제 사고는 겨우 40여 건으로 오작동률이 95%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강봉섭 / 어민 (조난신호기 장착)
- "배에는 정상으로 (신호기가) 달려 있는데 해경에서는 침몰로 돼 있는 거예요."

이렇다보니 조난 신호가 현장 출동으로 이어진 경우는 전체의 14%인 119건에 불과했습니다.

이 기간 전체 조난 선박이 4천여 척인 것을 감안하면 극히 적은 수치입니다.


더 큰 문제는 오작동의 절반 이상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해경은 어민들의 책임을 지적합니다.

▶ 인터뷰(☎) : 해경 관계자
- "상선에서 (조난신호기) 운용을 하지 않습니까? 솔직히 관리 소홀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이운룡 / 새누리당 의원
- "위성 조난신호기는 선박들의 마지막 생명줄입니다. 오작동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해양종사자들의 안전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조난신호기는 국제 표준이라 우리나라의 단독 교체는 어려운 만큼 조난 출동 횟수를 늘리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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