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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야누스’ 밴덴헐크, 극복해야 할 약점 셋
입력 2013-10-25 06:04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우완 릭 밴덴헐크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투수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강력한 구위가 강점. 하지만 홈경기, 좌타자, 경기 후반에 좋지 못한 분명한 약점을 지니고 있다. 세 가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호투는 어렵다.
밴덴헐크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선다. 삼성은 1차전 예상하지 못했던 2-7 완패를 당한 만큼, 2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선봉장은 단연 밴덴헐크다.
호투의 조건은 만만치 않다. 올해 밴덴헐크는 두산전서 1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임재철에게 2안타, 손시헌과 오재일에게 1안타씩을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들을 무안타로 막았다. 하지만 6개의 볼넷을 남발하는 등 내용면에서 썩 깔끔하지는 않았다. 상대 등판이 1경기뿐이고, 내용도 완벽하지 않았기에 표본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의 선발 투수로 나서는 우완 투수 릭 밴덴헐크는 분명한 약점 세 가지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상대전적보다는 밴덴헐크가 갖고 있는 본인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규시즌 밴덴헐크는 24경기서 7승9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4승4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호투했다. 퀵모션을 개선해 도루 허용을 줄이고 제구력도 안정을 찾으면서 점점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 내내 따라붙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로 홈경기와 원정경기 성적의 편차가 컸던 점이다. 밴덴헐크는 원정경기서 3.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홈경기서는 4.99로 부진했다. 특히 대구구장에서 8경기 동안 1승6패 평균자책점 5.18로 맥을 못췄다. 2차전을 홈에서 치른다는 점은 오히려 밴덴헐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2할로 강했던 반면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하며 약했던 것이다. 두산은 김현수, 이종욱, 정수빈, 오재원, 오재일 등의 좌타자가 많다. 특히 발 빠른 좌타자들과 한 방을 갖춘 자타자를 고르게 보유하고 있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를 상대해보지 못한 것도 부담. 전반기 문제였던 퀵모션을 상당부분 개선해 후반기 도루 허용을 비약적으로 줄였지만, 삼성 포수들의 도루 저지 능력까지 감안하면 좌타자들을 누상에 출루시키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할 일이다. 결국 두산의 좌타라인을 넘지 못한다면 밴덴헐크의 호투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시리즈의 향방을 쥐고 있는 2차전에 등판하는 밴덴헐크의 책임이 막중하다. 사진=MK스포츠 DB
밴덴헐크가 극복해야할 세 번째 약점은 바로 5~6회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지는 패턴이다. 밴덴헐크는 올 시즌 1회 1할5푼9리, 2회 1할8푼6리, 3회 2할2푼7리, 4회 2할2리의 낮은 피안타율을 유지하며 강했다. 하지만 5회부터 피안타율이 3할로 껑충 뛴다. 6회에는 무려 피안타율이 3할6푼6리까지 솟구친다. 특히 사사구와 장타 허용도 늘어나는데, 피장타율과 피출루율을 합친 피OPS가 4회 8할1푼9리, 5회 9할3푼9리로 치솟는다. 5,6회 밴덴헐크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특급타자의 상대 성적을 냈던 것.
60구까지 상대적으로 적은 안타를 허용하는 밴덴헐크는 이후 61구부터 105구 사이의 구간에서 피안타율이 3할을 넘어선다. 결국 1회 강력한 구위를 뽐내는 밴덴헐크는, 투구수가 늘어난 5,6회가 되면 공의 구위가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뚜렷한 약점을 지닌 밴덴헐크지만 강력한 구위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다 후반기 보여준 선전을 감안하면 호투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산 타자들과의 싸움인 동시에 밴덴헐크 자신의 약점과의 싸움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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