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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아인 “어릴 적 마마보이였죠”
입력 2013-10-13 11:10 
저요? 전 마마보이였어요.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요.”(웃음)
배우 유아인(27)에게 어린 시절을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영화 ‘깡철이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순이(김해숙)를 돌보는 아들에서 ‘엄마 바보 같은 모습이 실제와 비슷한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현실에서 이런 가정을 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내 엄마니깐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현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깡철이처럼 될 수밖에 없다”고 짚는다. 그는 ‘깡철이 속 상황은 현실적”이라며 여러 가지 감정들로부터 솔직해지고 싶었다”고 했고, 또 그렇게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크게 두 가지 선택이 있겠죠. 그 상황을 도망치거나, 현실에 순응하겠죠. 형제나 자매가 있으면 떠넘기려고 할 것이고, 깡철이처럼 혼자면 순응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쉽진 않겠죠.”
유아인과 김해숙의 연기력 덕인지 ‘깡철이는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전 영화를 본 친구들이 뒤풀이 자리에서 손뼉을 치며 칭찬한 게 미심쩍었다는 그였지만, 관객은 그를 인정해줬다.
사실 유아인은 ‘깡철이를 몇 차례 고사했다. 크게 흥행한 전작 ‘완득이의 기시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용과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렵게 결정한 그의 선택이 ‘완득이만큼의 흥행은 아니지만, 현재 꽤 괜찮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처음에 감독님이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휴먼 드라마에 잘 어울린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사실 시나리오를 받아 놓고 결정하지는 못했어요. 나중에 우연히 다시 보게 됐는데 끌리더라고요.(웃음)”
유아인은 흥행에 대한 부담도 털어놓았다. 앞서 드라마 ‘패션왕 흥행 실패로 쓴맛을 본 그다. 흥행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지만 대중의 반응과 욕구를 알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전 요즘 대중이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쉽지 않았는데 내가 나를 허용하면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 인터넷 검색도 많이 하는데요,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취향을 분석적으로 알아야 좋은 것 같아요. 특히 ‘패션왕을 통해 많이 생각했어요. 작품이 사랑받지 않아도 내 캐릭터는 사랑받지 않은 적은 없었는데 안 좋은 얘기를 들었죠. 화가 나지 않았느냐고요? 맞는 말을 들으면 그건 엄청나게 중요한 자극이 돼요. 느끼는 게 많았죠.”(웃음)
조금은 자신을 허용하고 선택한 작품 ‘깡철이를 향한 만족감은 높다. 초반 오프닝이 처음과는 다르게 바뀌긴 했지만, 만족한다. 자칫하면 산으로 갈 수 있는 이야기는 담백하게 담겼다. 유치하거나 시시하지도 않다. 억지로 울리려는 장치도 없다. 엄마 순이가 깡철을 위해 김밥을 싸는 신은 울컥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적당한 신파는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우리 영화가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지는 않아요. 아픈 엄마가 나오지만 20대들에게 내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우리가 담으려 한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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