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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는 기성용이 못 뛰어서 안 뽑은 게 아니다
입력 2013-08-27 11:22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임성일 기자] 처음으로 유럽파를 소집한 구성이라 관심이 더 집중됐던 홍명보호 3기 명단에 ‘뜨거운 감자 기성용의 이름은 없었다. 부르고 싶었으나 부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이 선발의 기본이라는 원칙에도 어긋나는 대상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기성용에 대한 배려가 컸다.
홍명보 감독이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 출전할 25명의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본인이 직접 독일로 날아가 점검했던 손흥민 구자철 박주호 등 분데스리거들이 합류했으며 이청용 김보경 지동원 윤석영 등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성용은 제외됐다.
유럽파의 첫 소집으로 관심을 모았던 홍명보호 3기 명단에 기성용의 이름은 없었다. 팀에서 뛰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배려였다. 사진(서울)= 옥영화 기자
소속팀 스완지시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기성용의 최근 상황은 불안하다 못해 암울한 실정이다. 선덜랜드 임대설을 비롯해 새로운 둥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들리고 있다. 옮긴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옮길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유럽의 여름 이적시장은 곧 닫힌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기성용을 제외한 배경이 됐다. 이른바 ‘SNS 논란으로 불렸던 ‘잡음과 관련한 여론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우선 기성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에 출전도 못하고 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를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과 동일한 적용”이라는 말로 자신의 선수선발 원칙에 기성용의 경우가 포함된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것이 핵심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기성용의 기량은 이미 검증됐다”는 말로 현재의 경기력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이 주된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어려운 환경을 좀 더 감안했다. 지켜봐야한다. 유럽 이적시장 마감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SNS 논란 등은 본인이 많이 자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 독일에 나갔을 때 통화도 했다. 다만 팀 내 입지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할 것 같아 선발하지 않았다”는 말로 ‘배려가 우선순위였다는 의견을 전했다.
박주영의 케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이나 박주영은 한국 축구에 있어 중요한 선수들이고, 이미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지금 당장 부진하다고 비난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들보다 더 고통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고 감싸 안은 뒤 일단 경기를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본인에게도 중요하고 나아가 한국대표팀에도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불안하고 답답하겠으나 너무 조급하지 않게 결정했으면 한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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