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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예비생’ 김종규‧김민구 등 기대감 증폭…프로농구도 ‘반색’
입력 2013-08-07 16:58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필리핀에서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동안 침체됐던 세대교체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은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전 세계선수권) 티켓이 걸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예선 조별리그 첫 경기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만리장성 중국을 격파한데 이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 예비 대학생 선수들. 사진=KBL 제공
이번 대표팀의 화두는 세대교체다. 대학생이 5명이나 포함된 신구조화를 앞세워 세계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프로 예비생 포워드 김종규와 가드 김민구(이상 경희대)의 활약은 농구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종규와 김민구는 지난 시즌 고의 패배 의혹을 불러올 정도로 강력한 신인 지명 1, 2순위 후보다. 두경민과 함께 경희대 3인방으로 대학리그를 평정하며 일찌감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표팀은 김종규와 김민구의 프로 무대 성공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종규는 207cm의 대표팀 최장신이다. 장신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스피드와 탄력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제2의 김주성으로 불리며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포워드다. 중국과 이란의 장신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로 대표팀의 골밑 한 축을 당당히 맡고 있다. 5경기 평균 4.8점 3.2리바운드. 아직은 단단하게 다듬어지지 않는 옥석이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다.
191cm의 장신 가드 김민구는 생애 첫 대표팀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5경기 평균 16분여를 뛰며 8.6점 3.4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11개를 폭발시키며 슈터 조성민(7개)보다 더 많은 팀 내 최다 3점슛을 터뜨렸다. 장신 숲 사이에서도 리바운드 능력이 좋고 두둑한 배짱으로 과감한 공격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민구는 카자흐스탄전 14득점 맹활약을 한 뒤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더 잘 보여주고 끝내야 다음에도 부름을 받을 수 있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올해 프로 예비생은 아니지만 대학 1, 2년생에 불과한 센터 이종현(206cm)과 포워드 문성곤(192cm, 이상 고려대), 최준용(200cm, 연세대) 등 한국농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들이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세대교체에 대한 밝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유 감독은 나이든 선수들이 끊어주고, 대학생 선수들이 잘 따라가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세기 면에서 조금 부족한 면도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프로농구 관계자들도 "앞으로 프로농구를 이끌어 갈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서도 기분 좋은 일"이라고 반색했다.
한국은 7일 오후 11시30분 F조 최약체 인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8강을 확정한 한국은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보는 프로 예비생들의 활약은 이번 대표팀의 쏠쏠한 재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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