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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 “한화 시즌 초반 연패 마음 아팠다”
입력 2013-08-07 07:07  | 수정 2013-08-07 07:19
[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김원익 기자] 지난겨울 무리를 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다보니 몸에 탈이 났다. 시즌 초 연패를 하는 동안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조금만 버텨라 조금만 더 힘내라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 셋업맨 박정진이 돌아왔다. 그것도 완벽한 모습으로. 담담한 목소리로 복귀의 과정과 이후를 이야기하는 박정진 이었지만 한화 선수 모두에게 가슴 아픈 기억이었던 시즌 초 연패를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가 떨렸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 셋업맨 박정진이 돌아왔다. 사진=MK스포츠 DB
6일 우천취소된 청주 SK전을 앞두고 박정진을 만났다. 8회 이기고 있으면 박정진이 있어서 든든하다”는 김응용 감독의 말을 전하자 박정진은 쑥쓰러운 얼굴로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난 7월 2일 박정진의 합류 이후 한화 불펜이 단단해진 것은 분명하다. 한화는 7월 팀 불펜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하며 부문 전체 1위로 선전했다. 3.75의 평균자책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한 삼성 불펜과 함께 유이한 3점대였다.
거기에는 복귀 이후 현재까지 8경기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고 있는 박정진의 몫이 크다. 박정진은 안그래도 합류하고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 1위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는데 기뻤다”며 활짝 웃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 내 투수들을 이끌 베테랑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박정진은 투수조장이 (김)광수라서 나서서 이끄는 건 없지만 (송)창현이나 (조)지훈이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조언해야할 입장은 아니고, 어떻게 1군 무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박정진은 복귀 이후 적은 점수 차 승리를 지켜내는 셋업맨의 역할을 맡고 있다. 선수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박정진은 원래 그것이 내 역할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더니 우리는 지금 1승, 1승이 중요하니까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송) 창식이가 잘해주고 있으니까 (김)광수랑 저를 비롯한 투수들이 더 잘해서 뒤를 받쳐줘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길어진 재활. 늦어진 복귀에 대한 부담감에도 차분하게 몸을 만들었다. 박정진은 주위에서 나이 때문에 재활이 길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원래 재활기간이 긴 편”이라며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었는데 다행히 몸 상태가 예상보다 이르게 좋아졌다”고 했다.
구속이 쉽게 돌아오지 않았지만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박정진은 2군에 있으면서 구속이 얼마 안나왔다. 하지만 1군에 오니까 다시 구속이 빨라졌다”며 미소를 짓더니 원래 2군에 있으면 아무리 세게 던져도 구속이 잘 안 나오는 편이다. 아무래도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구속이 회복된 과정을 스스로 분석했다.
부상과, 방출 위기 등의 굴곡이 많았던 선수생활이었다. 박정진은 이번 경우는 부진으로 2군에 있었던 때나, 부상이 있었던 경우랑은 조금 달랐다. 지난 3년간 많이 던지면서 나도 모르게 몸이 많이 지쳐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님이 부임하셨고, 또 중요한 시즌이다보니 겨울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의욕적으로 몸을 만들고 훈련량을 늘리다보니 무리가 가고 결국 몸이 탈이 났다”며 늦어진 등판에 원인을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 동안 팀의 연패를 지켜보는 것은 힘들었다. 재활이 이토록 길어질 줄은 몰랐다. 시즌 초반 연패를 하는 동안은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김) 광수나 (송) 창식이한테 전화를 해서 ‘조금만 버텨라. 조금만 힘내라라고 말했다.” 당시를 말하는 박정진의 목소리는 떨렸다.
현재 100%컨디션은 아니다. 박정진은 지금 공이 좋은 편이 아니다. 밸런스가 좋지 않다. 최근 공을 던지는 타점이 높아졌는데 내가 안 좋을 때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편이다. 현재 회복은 90% 정도 된 것 같다”고 했다.
7월 이후 9경기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김광수의 선전도 반갑다. 박정진은 아마 (김) 광수와 함께 내가 셋업맨의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 괌수가 잘해줘서 (역할을 나누면서) 점점 편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동료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
박정진의 복귀를 기다렸던 이들이 많다. 본인도 손꼽아 기다렸던 복귀. 드디어 한화의 든든한 셋업맨이 완벽하게 돌아왔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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