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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서울 1-0 승, 제주전 17G 연속무패
입력 2013-07-31 21:31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7월의 마지막 날에 열린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는 동아시안컵으로 인한 휴식기를 마친 뒤 재개를 알리는 경기이자 상하위리그 분기점인 26라운드까지 가장 중요한 7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었다.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뉘면, 상황이 천지차이가 된다는 것을 지난해 경험했기에 대부분 팀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7경기였다.
특히 상위리그 커트라인인 7위 근처에 모여 있는 중상위권 팀들에게는 그야말로 살 떨리는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따라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는 흥미로운 외나무다리 승부였다. 현재 6위 서울(승점 29)과 7위 제주(승점 28)의 중요한 맞대결에서 서울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서울이 아디의 결승골로 1-0으로 제주를 누르고 승점 3점을 챙겼다.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쇼가 결정적이었다. 사진= MK스포츠 DB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대결이었다. 이긴다면 금상첨화겠으나 졌을 때의 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기 전 제주 박경훈 감독은 오늘 경기는 승점 6점이 걸린 것과 진배 없다”는 말로 비중을 설명했다. 7위권 경쟁을 펼치는 이들의 맞대결이기에 지면 손해가 막심하다는 뜻이었다.
최근 16경기에서 10승6무로 대 제주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서울도 상승세를 자신할 수 없었고, 제주 역시 이번에는 무승 고리를 끊겠다고 덮어두고 달려들 순 없었던 상황이다. 공히, 수세적으로 경기를 풀지는 않았으나 지나치게 과감할 수는 없었다는 뜻이다.

두 팀 모두 하대성과 고명진(서울) 윤빛가람과 송진형(제주)라는 출중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중원 조율 속에서 팽팽한 힘겨루기와 함께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찬스를 노리는 전략으로 나섰다. 전체적으로는 다소 정적인 느낌이 없지 않으면서도 양쪽이 결정적인 찬스들을 여러차례 만들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서울도 제주도 결정력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서울은 몰리나 하대성 등의 좋은 찬스에서의 슈팅이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고, 제주는 서동현 배일환의 슈팅이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아쉬움의 크기는 양쪽이 비슷했고, 경기 양상 역시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아무래도 원정팀 제주가 보다 조심스러운 운영을 펼친 것은 사실이나 전체적으로는 팽팽했다. 승부처는 결국 후반전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용수 감독은 에스쿠데로를 빼고 윤일록을 투입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박승일을 벤치로 부르고 리그 득점선두 페드로를 넣었다. 느낌상으로는 본격적인 승부의 시작이었으나 사실 경기 내용은 전반만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점하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자연스럽게 수비에 무게감을 두는 인상이 강했다.
어느 쪽도 필드 플레이로 확실한 찬스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결국 세트피스에서 골이 터졌다. 후반 24분 서울이 드디어 골을 만들어냈다. 아디가 주인공이었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을 공격에 가담했던 아디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굳게 닫혀 있던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이 나오고 4분 뒤인 후반 28분, 양쪽 벤치는 나란히 선수를 교체했다. 최용수 감독은 고요한을 빼고 한태유를 넣었고 박경훈 감독은 서동현을 불러들이고 호드리고를 투입했다. 뜻이 명확한 교체였다. 서울은 중앙MF를 넣어 1골을 지키겠다는 심산이었고 제주는 결정을 짓지 못하던 공격수를 바꿔 만회골을 넣겠다는 의지였다.
지도자의 상반된 의지가 성공한 쪽은 최용수 감독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제주는 쫓길 수밖에 없었고, 전반보다 찬스를 만들어내는 빈도가 줄었다. 외려 서울의 반격이 더 날카로웠다. 그리고 수비 역시 탄탄했다.
제주로서는 종료 직전 PK를 놓친 게 한이었다. 종료직전 페드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간수하던 과정에서 몰리나가 파울을 범하면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이를 김용대가 막아내면서 결국 1-0 승리를 지켜냈다.
서울은 대 제주전 17경기 무패(11승6무)행진을 이었다. 다음 수원전을 앞두고 값진 승리였다. 반면 제주는 아쉬운 패배였다. 마지막 무승부 찬스가 두고두고 아쉽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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