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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선수권 D-15’ 유재학호, 높이‧전술 필요없는 최우선 과제
입력 2013-07-15 09:55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제 보름 남았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모의고사를 마쳤다. 성적은 B학점.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13 윌리엄존스컵에서 이란에 석패, 대만에 완패를 당해 5승2패(레바논 실격패) 대회 3위로 마감했다.
성적에 연연한 대회는 아니었지만, 본고사를 앞두고 쓴 경험을 했다. 특히 하메드 하다디(이란)와 퀸시 데이비스(대만)가 버틴 골밑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확실한 공격 해법도 풀지 못한 과제도 떠안았다.
한국은 다음달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내년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모의고사에서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하는 경쟁 국가들에게 모두 패했다는 점은 아쉬운 결과다. 15일 동안 해결해야 할 한국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지난 14일 마감된 2013 대만 윌리엄존스컵에서 3위에 머무르며 어두운 먹구름이 끼었다. 사진=KBL 제공

▲ 경쟁국에 다 졌다
이번 존스컵은 아시아선수권을 앞둔 전초전이자 모의고사였다. 한국은 13명의 예비 엔트리를 추려 대회에 나섰다. 사실상 최정예 멤버다. 이번 대회 총 9개 참가국 중에는 아시아선수권에서 맞붙어여 할 아시아 강호 이란 등 중동 국가와 복병 대만이 참가했다. 한국의 대회 성적은 5승2패 3위. 일본 등 약체를 상대로 거둔 5승은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이란과 대만을 넘지 못한 2패다.
한국의 조직력은 아직 100%가 아니었고, 압박 수비 전술도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다. 이란과 대만전에서는 철저하게 실력에서 밀렸다. 골밑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내외곽이 모두 흔들렸다. 수비가 무너지자 공격도 풀리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크게 뒤지다 막판 추격 뒷심을 보인 것이 전부였다. 이란은 218cm의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 선즈 소속 하다디가 변함없이 골밑을 장악했고, 한국은 벽을 넘지 못했다. 하다디에게 대량 득점을 헌납해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대만을 한 수 아래로 얕잡아 본 한국은 시원하게 뒷통수를 얻어맞았다. 206cm의 귀화선수 데이비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골밑에 구멍이 뚫리면서 대만의 외곽포는 날개를 달았다. 한국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더 있다. 이란과 대만 뿐 아니라 만리장성 중국과 개최국 필리핀도 있다.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에 더 까다롭다. 지금 상태로는 또 한 번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위기다. 2009년 아시아선수권 7위 수모를 당한 톈진 참사를 기억해야 한다.

▲ 기본 없이 전술도 없다
존스컵 결과만 놓고 절망할 단계는 아니다. 대만에 완패한 것은 충격이었지만, 이란과 접전을 펼치며 잘 싸웠다. 한국은 존스컵 이후 최종 엔트리 12명을 결정한다. 이승준과 문태영 중 한 명을 선택하고, 부상으로 빠졌던 대학생 센터 이종현이 합류한다. 또 가드 6명으로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할지 여부도 결정한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는 가드진의 압박이다. 상대를 쩔쩔 매게 만든 한국의 끈적한 수비농구는 확실히 강점이 있었다. 하다디가 버틴 이란도 가드 싸움에서는 밀렸다. 한국이 막판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유 감독의 노림수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가드진의 압박이 업그레이드 된다. 앞선과 뒷선이 모두 압박한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도움 수비가 펼쳐진다. 외곽 허용 없이 골밑 높이를 얼마나 효과적인 도움 수비로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유 감독은 버릴 건 버리는 스타일이다. 수년간 맞상대한 하다디에 대한 한국의 수비법은 사실상 거의 없다. 221cm의 하승진이 나와도 막아내지 못했다. 유 감독은 하다디에게 공급되는 나머지 4명을 철저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하다디에게 줄 점수는 주더라도 나머지를 봉쇄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계산이다. 소속팀 울산 모비스에서 항상 강조했던 전술이기도 하다.
한국의 공격 해법은 제한적이다. 골밑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공격 전술을 펼치기 힘들다. 출중한 개인기로 상대를 유린할 수도 없는 기량이다. 결국은 강력한 압박 수비에 의한 속공 등 얼리 오펜스와 모션 오펜스에 의한 외곽슛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수비와 공격의 바늘 구멍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먼저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리바운드를 빼앗기면 답이 없다. 신장에서 밀리는 한국은 리바운드 자리 싸움에서 근성을 보여야 한다. 또 공격에서도 어이 없는 실책이 나오거나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면 경기 자체가 꼬일 수밖에 없다.
유 감독이 구상한 이번 대표팀의 강력한 압박 카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대의 높이를 의식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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