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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연석, 그에게 ‘구가의서’는 무엇이었나?
입력 2013-07-01 14:22 

배우들에게 작품이 끝나면 그 작품은 마음에 타투처럼 새겨진다고 한다. 어떤 모양의 그림이 됐던, 글귀가 됐던 그렇게 새겨진 작품의 의미는 평생 간직하게 된다고들 한다. ‘구가의서를 끝마친 유연석에게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구가의서에서 유연석이 연기한 태서는 여울(수지 분)의 정혼자였고, 강치(이승기 분)의 지지자였다. 전체 작품에서 놓고 봤을 때는 그는 훼방꾼이었을지 모르지만 태서라는 인물 입장에서 봤을 때는 복잡한 심적 갈등과 대면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강치가 여울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훼방꾼이 되지 않길 바랐어요.”(웃음)
수지와는 두 번째 작품이다. 공교롭게 유연석은 ‘건축학개론에서도 수지와 이제훈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선배로 출연했다.
영광이죠. 국민 여동생과 두 번 연속 작품을 했다는 건. 수지가 성격이 너무 밝고 좋아요.스태프와 잘 지내고 장난 많이 치고, 밤새고 촬영하는데도 그렇게 밝을 수 없어요. 한 번도 지쳐 있는 모습이 없었어요. ‘건축학개론 때는 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완전히 소녀티를 벗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남자 주인공이었던 이승기에 대해서도 칭찬을 쏟아냈다.
이승기씨는 여러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해봤고 그 작품들이 지금까지 꽤 잘됐잖아요. 하지만 대부분 자신보다 연기경력이 많은 배우들과 주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구가의서에서 주연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적이 처음이었봐요. 그걸 많이 생각하고 현장에 나오더라고요. 스스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현장을 이끌어 가려는 것이 보였어요.”
젊은 두 배우의 호연과 활기찬 현장 분위기는 뛰어난 스태프들이 지원이 받쳐주지 않고선 불가능했다. 유연석은 연출가와 작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신우철 PD와 함께 작업을 해보니 이분이 왜 인기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지 알겠더라고요. 일단 본인의 그림이 확실하고 미학적인 그림이 확실히 서 있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풀샷을 찍어도 디테일하게 이미 머릿속에 모두 그려놓은 상태로 디렉팅을 하시니 저나 배우들 입장에서도 감정적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던 거죠. 제 느낌과 연출의 느낌이 다르면 배우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주고 결과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리더란 이런거구나 느낄 때가 많았어요.”
강은경 작가에 대해서는 일전 배우 유동근은 한 공식석상에서 그의 ‘글의 힘에 대해 칭찬한 바 있다. 유연석 역시 강은경 작가의 팬임을 숨기지 않았다.
유동근 선생님 말대로 글의 힘이 있어요. 또 지문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서 감정을 배우가 만들어가는 게 편해요. 드라마 현장이 사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이런 대본을 접한다는 건 고마운 일이거든요. 독특하고 참신한 이야기를 만드는 힘은 두말 할 나위 없고요. 드라마에서 반인반수 이야기를 다룬 작가잖아요.”
‘구가의서에서 유연석에게는 어떤 역할이 주어졌던 걸까.
사실 사극은 거의 처음이었어요. 사극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고, 연출가자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일전에 봤던 사극과는 다른 형식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들어가기 전에 내가 이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단순히 캐릭터 하나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작품에 필요한 건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쩌면 수지와 승기와 어울릴 수 있는 이미지에 안정감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내가 안정감 있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믿음이 들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수지와 이승기가 가수 혹은 예능 이미지가 아직 남은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유연석은 분명 배우로서의 안정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작품이 하나 끝나면 허전함을 없애기 위해서 빨리 새로운 작품을 찾으려고 해요. 다른 뭔가가 목표가 생겨야 삶도 활력을 찾는 것 같거든요. 새로운 작품에서는 제발 제 멜로가 완성되길 바랄 뿐이네요. 왜 항상 짝사랑인지.(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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