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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달리고 잡고’ 정근우 효과에 SK 반색
입력 2013-06-26 06:0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돌아온 주장 정근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K는 지난 25일 넥센 히어로즈를 3-2로 꺾고 연승을 거뒀다. 6월 두 번째 연승이자, 지난 7일과 8일 한화 이글스전 연승 이후 17일만이다.
아직 찬스가 오지 않았다. 요즘 반등할 느낌이 든다라던 이만수 감독의 자신감대로 SK는 최근 승수를 쌓으며 승률 관리에 여념이 없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넥센 등 최근 좋은 흐름을 타던 팀들을 상대로 끈끈하게 맞붙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근우는 지난 25일 환상적인 수비로 SK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1군 엔트리 재등록 이후 결정적인 순간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SK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SK가 잘 나가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정근우 효과다. 정근우는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어깨를 다쳐 1군 엔트리가 말소됐다가 열흘 후 복귀했다. 정근우가 빠진 가운데 SK는 3승 5패를 기록했는데, 2승은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거둔 것이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근우의 재합류 뒤 쉽게 무너지지 않으면서 4승 2패를 기록했다.

정근우는 부상이 심각하지 않고 성적이 부진한 게 주된 이유도 아니어서,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구 선수단과 동행했다. 이만수 감독은 계속 같이 있었는데 팀 분위기가 달라질 게 뭐 있겠느냐”고 했지만, 분명 달라졌다.
정근우의 활약은 눈부셨다. 정근우는 복귀 후 타율 3할4리(23타수 7안타) 1볼넷 2타점 4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1군 엔트리 제외된 타율이 2할6푼3리였으니, 최근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역시 (정)근우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다른 선수들이 1번타자에 대해 부담을 느끼더라”라고 털어놨다. 정근우가 없던 8경기에서 조동화와 김강민이 번갈아 1번타자로 출장했는데 타율 2할4푼4리(37타수 9안타) 2볼넷 3타점 2득점에 그쳤다. 정근우의 복귀 후 성적보다는 좋지 않았다.
여기에 정근우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건을 터뜨렸다. 복귀 후 첫 경기인 지난 19일 삼성전에서는 두 차례 희생번트로 주자를 한 베이스 더 진루시키는 팀 플레이를 선보였다. 정근우의 희생번트 덕에 SK는 6회와 8회 점수를 뽐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20일 삼성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린 정근우는 하루 뒤 롯데전에서 9회 끝내기 결승타를 치며 5-4 역전승을 견인했다. 지난 2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1회 안타를 치고 나가 대량 득점(4점)의 물꼬를 텄다.
지난 25일 넥센전에는 배트가 아닌 수비로 팀을 구했다. 3-2로 리드한 7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유한준의 안타성 타구를 높이 뛰어올라 낚아챈 뒤 2루를 밟으면서, 혼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이 수비 하나로 희비는 엇갈렸다.
공격·수비·주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정근우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인터뷰를 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1번타자로서 제 몫을 다해주니, SK는 타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짜임새도 갖춰졌다. SK가 최근 내실 있는 경기를 하는 데에는 정근우의 힘이 크다. 이만수 감독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데도 잘 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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