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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맏형 박경완 “힘없이 무너지기 싫다”
입력 2013-06-09 16:55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박경완 효과에 반색이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5월말 박경완을 1군으로 호출했는데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
박경완의 합류 후 3승 3패로 승률 5할이다. 단순히 성적 때문은 아니다. 선수들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의 눈빛이 이글거리는 등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이를 보니 희망이 생긴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경완은 정신적 지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큰 형으로서 진심 어린 조언도, 때론 따끔한 지적도 하며 잠든 비룡군단을 일깨우고 있다.
박경완은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지 않도록 했다. 마산 NC와 3연전에서 1승 후 2패를 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경완은 NC전을 마친 뒤 선수단 분위기가 처졌다. 지는 경기는 어쩔 수 없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5,60패는 기본이다. 그저 1패를 했을 뿐이다. 내일도 경기가 있으니 오늘 패배는 빨리 잊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장기레이스다. SK는 이제 48경기를 했다. 앞으로 80경기가 남아있다. 향후 성적만 잘 유지하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다고 희망을 품게 해줬다.
박경완은 50경기가 남았다면 30승 20패를 해도 ‘플러스가 된다. 선수들이 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기죽지 말고 하나로 똘똘 뭉쳐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경완은 투지가 불타올랐다.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경완은 언젠가 무너질 때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자존심이 상한다. 무엇보다 힘없이 무너지기 싫다. 한번 해보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했다. 박경완은 실점을 줄이기 위해선 투수도 잘 해야 하나 야수도 잘 해야 한다. 실책하지 않고 하나라도 더 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타격 못지않게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이기다보면 자연스레 뭉치기 마련이다”고 전했다.
박경완은 지난 8일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를 치렀다. 홀로 12이닝 내내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박경완이 연장을 소화한 건 지난 2010년 9월 9일 대전 한화전 이후 3년여 만이다. 몸은 녹초가 됐다. 경기 후 마사지를 받다가 곯아떨어질 정도였다.
박경완은 언제 연장 경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박경완은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라운드 안에서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며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으나, 4강 진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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