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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유진 “섹시춤 춰야 했는데 몸치라…다 싹둑 편집”
입력 2013-06-04 09:07 

6일 개봉하는 영화 ‘마이 라띠마(감독 유지태)에서 배우 소유진(33)의 겉모습은 화려하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모습의 술집 호스티스. 한눈에 봐도 반할만한 미모와 몸매를 가진 그는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아무것도 없는 수영(배수빈)에게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난 영진이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어둠이 짙다. 수영이나 갈 곳 없는 이주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와 똑같이 세상에 상처받고 커 나가는 인물이다.
소유진은 ‘마이 라띠마에 참여하며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관객이 그를 만나려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영화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다 그려놓고 흘러가는 지점에서 내가 등장한다. 과연 그 흐름을 깨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과 걱정이 가장 컸다”고 했다.
영화는 가진 것도 기댈 곳도 없이 세상에 홀로 버려진 남자 수영과 돌아갈 곳도 머무를 곳도 없이 세상에 고립된 여자 마이 라띠마가 절망의 끝에서 만나 희망과 배신의 변주곡을 담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살 수 있는 상황까지 떨어지는 수영이 만나는 인물이 영진이다. 비중은 작지만 임팩트는 크다.
비중이 작고 역할이 좀 그렇다고요? 뭔가 문제가 있거나 별로라고 생각했으면 시나리오가 왔을 때 안 한다고 했겠죠. 새로운 캐릭터라서 정말 도전하고 싶었어요.”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로 나와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는 소유진은 수영만 흔들어 놓는 인물이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예쁘면서도 안에 뭔가를 품고 있는 그런 모습이 계속해서 나와야 했다.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수영과 라띠마를 나락으로 빠뜨려야 했다”고 회상했다.

나름의 역할을 잘 수행한 것 같은데, 소유진은 아쉬운 마음인 듯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춤을 추는 자신에게 반한 수영이라는 설정인데 사라져 버렸다. 이틀 내내 춤을 췄는데 편집됐다.
제가 몸치거든요. 호스티스 출신 내레이터 모델 역할이었는데 춤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은 몽환적이게, 섹시하게 추라고 했는데 그게 뭔지 몰랐죠. 어색했나 봐요. 나름 필이 꽂혀서 춘 건데…. 편집돼 안타까워요.” 유 감독이 웃는 모습이 예쁘다고 했다”고 하는데, 소유진은 그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굶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한 그는 춤추는 신 전날부터 굶어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함께 하자고 했을 때도 춤을 출 줄 아느냐고 물어보셨으니 중요한 신이었는데….”라며 여전히 아쉬워했다.
하지만 독립영화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배우로서든, 관객으로서든 함께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유지태 감독이 연기적인 부분을 잡아주는 게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감독의 연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기로 영진을 표현하는 게 재밌었다는 기억이다.
소유진은 유지태 감독은 그냥 그 자체로 신뢰가 흘러넘쳐 보이지 않느냐?”고 웃으며 자신도 처음부터 믿음을 갖고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이 라띠마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유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데 지난 3월 열린 제15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는 쾌거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유 감독과 배우들의 결혼 소식도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배우 캐스팅 기간에 유 감독은 오랜 연인인 배우 김효진과 결혼식을 올렸고, 영화를 촬영한 뒤에는 배우 소유진이 사업가 백종원씨와 백년가약 했다. 개봉을 앞두고는 배수빈이 8세 연하 대학원생과 결혼을 발표했다.
소유진은 무척 좋은 일 같다”고 웃었다. 지난 1월 결혼했으니 아직도 신혼의 달콤함에 젖어있을 소유진. 많은 드라마에 출연해 만인의 연인이었는데 한 남자의 여인이 됐다고 하니 예? 만인은 무슨요. 만 명만 데려와 보세요”라고 유쾌하게 웃어넘긴다.
사람들이 보잘것없는 저에게 넘치는 사랑을 줬던 것 같아요. 어리고 철도 없었는데 말이죠.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잖아요? 과거에 코드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좀 부족해도 발랄한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으니까 좋아해 주셨던 것이죠. 지금은 오빠(남편을 이렇게 표현했다)가 절 데리고 가서 고마울 뿐이에요.”(웃음)
소유진은 과거에 받은 팬들의 사랑에 만족한 눈치다. 지금도 좋아해 주면 당연히 좋겠지만 일단 연기자 생활을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연기로 인정을 받고 싶단다. 이제는 이름을 조금 알려 놓아서인지 알아봐 주시는 것만도 감사하다”고 좋아했다.
소유진은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와 뮤지컬로도 다양한 끼를 표출하고 있다. 현재 EBS 라디오(104.5㎒) ‘화제의 베스트셀러도 맡고 있다. 그는 개그 욕심도 생겼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웃기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코미디 장르도 출연하고 싶다고 바랐다. 어렸을 때부터 구연동화 대회에 나가는 걸 좋아했다는 그는 유쾌하고 즐겁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엄마는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아빠도 요리사니 2세가 대단한 예체능 감각을 갖고 태어날 것 같다고 하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럴까요?”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그는 아직 2세 소식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계속해서 2세를 묻는데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겼으면 한다”고 했다.
10년 안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꿈을 꾸고 있다는 소유진. 또 다른 꿈은 아직 갈 길이 바쁘다. 일단 ‘마이 라띠마 홍보가 먼저다.
그는 이 영화는 뭔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작품”이라며 2시간 동안 한순간만이라도 ‘이거 내 얘기 같아!라는 생각만 해도 좋은 것 같다. 수영이가 ‘잘해보려고 했는데 다 망쳐 버렸다고 말하는데, 언제고 우리가 한 번은 말했을 순간이다. 이 이야기가 자신을 닮았다는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고 바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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