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노무현, 한미정상회담 '럼즈펠드 기습 배석'에 진노"
입력 2013-05-08 09:33  | 수정 2013-05-08 09:35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를 앞두고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7일 분야별로 노 전 대통령의 어록을 정리한 '노무현이 우리들과 나누고 싶었던 9가지 이야기'(출판사 바다)를 펴냈습니다.

이 책에는 2006년 한미정상회담 당시의 비사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어록도 일부 담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6월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정상회담 4시간 전 아침 7시 참모회의에서 박선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으로부터 당초 배석자 명단에 빠져있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배석할 것이라는 정보를 보고받았다고 이 전 수석은 회고했습니다.

이 전 수석은 책에서 "럼즈펠드 장관이 노 전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할 것이라는 정보가 보고됐다"며 "럼즈펠드 장관의 배석은 판을 깨버리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으며, "백악관 안보보좌관 스티브 해들리에게 전해라"며 "만약 럼즈펠드가 입을 열면 한미정상회담이고 한미동맹이고 없다고 이야기해라"는 '특별명령'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럼즈펠드 장관은 회담장에서 입을 열지 못했으며, '한미간에 이견이 없다'는 정상회담 결과 발표 후, 실무회의에 참석한 우리측 관계자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럼즈펠드 장관에게 '노 대통령 하는 말이 다 맞다. 당신이 과한 것'이라고 언질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이 전 수석은 소개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또한 2006년 초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그리스 신화 속의 '세이렌의 노래'와 같다"면서 "경제에 특효약은 없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이 전 수석은 전했습니다.

뱃사람들이 여신 세이렌의 노래에 홀려 침몰하자 오디세이가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그 유혹을 뿌리쳤다는 그리스 신화에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빗댄 것입니다.

이 책은 이밖에 노 전 대통령이 라면을 좋아했던 일화 등 인간적 면모를 알리는 에피소드 등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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