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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딕펑스 “‘슈스케’ 이후, 우리는 눈을 떴다”
입력 2013-05-08 08:07 

딕펑스는 밴드다. 그들의 무기는 스스로 노래를 만든다는 것에 있다. Mnet ‘슈퍼스타K4에서 딕펑스가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졌던 것도 그들이 다른 가수들의 노래도 자신들만의 색깔로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그 음악적 일관성은 마니아층을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배경이 됐다.
익히 알려졌듯 김현우(피아노), 김재흥(베이스), 김태현(보컬), 박가람(드럼)으로 구성된 딕펑스는 기타리스트가 없는 팀이다.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밴드 사운드와 확연히 다르다. 이 같은 음악적 성분은 딕펑스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자부심이 되기도 했다.
‘슈퍼스타K4 준우승 이후 처음 발표한 미니앨범 ‘비바 프리마베라(VIVA PRIMAVERA)에 수록된 6곡 중 타이틀로 뽑힌 노래 ‘비바 청춘은 이들의 노래가 아니다. 가수 겸 작곡가 심현보의 곡이다.
큰 고민은 없었어요. 심현보씨 외에도 강현민씨가 앨범에 한 곡 참여를 해주셨는데 노래를 쭉 늘어놓고 보니 이 노래가 타이틀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김재흥)
이번 앨범은 이들의 앨범 중 처음으로 외부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영입해 작업한 작품이다. 심현보와 강현민의 참여도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슈스케를 하면서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우리 내부에서 한계가 보이면 어떤 방식으로 돌파해야 하는가라는 일종의 방법론에 대한 것이었어요. 전에는 우리끼리 뭐든 다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면 이제는 그런 아집을 버린 거죠. 무엇보다 앨범의 전체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어요.”(김태현)
‘슈스케의 매주 치열한 경연 과정은 분명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놓은 것이 분명했다.
게임의 룰은 딱 하나에요. 좋은 ‘곡을 들려줘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선곡부터 편곡과정을 우리끼리 해야 했어요. 다른 참가자들은 전문적으로 편곡하시는 분들이 만들어준 노래를 준비해 무대에 올랐고요. 시간적인 면에서 손해가 있으니 최종 퀄리티에서 드러나는 거죠.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좋은 무대를, 작품을 만들어 들려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김현우)
다른 뮤지션들과 작업은 단순히 퀄리티를 높인다는 차원보다 이들의 시야를 넓히는데 효과적이었다.
사실 우리 음악에 엄청난 변화로 얘기 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듣는 귀가 넓어졌다는 건 분명해요. 적어도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을 하며 우리의 귀가 많이 굳어있었고, 닫혀 있었다는 건 경험할 수 있었어요. 일단 평소 우리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하고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배울 수 있는 게 많아 좋았아요.”(박가람)
일정부분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포기하는 것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일 기회가 된다는 판단은 음악인으로서 큰 깨우침이다.
음악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레슨을 하고,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음악을 배울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술을 배우는 것뿐이죠. 선배들과 음악을 같이 하면서 그들의 장점들을 우리 안에 흡수하고 우리 식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진짜 음악을 배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눈을 뜬 거죠.”(김현우)
딕펑스는 2006년 결성된 팀으로 이미 8년 차다. 수백 회의 공연과 총 3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들이 마침내 음악에 눈을 떴다. 재능은 넘치는데 기본기가 부족한 팀도 있고, 기본기가 탄탄해도 한계가 보이는 뮤지션들이 있다. 딕펑스에게는 그 벽들이 이제 보이지 않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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