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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의 힘? 김광현, 곰 잡고 첫 승 신고
입력 2013-05-07 22:01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안경 효과인가. 김광현(SK 와이번스)이 비룡군단의 원조 에이스다운 위력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평소와 달리 어색했다. 12일 만의 등판에서 김광현은 커다란 렌즈에 검은색 테의 안경을 썼다. 평소 시력이 좋지 않던 그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안경을 착용하고 출장한 것.
이유는 간단했다. 더욱 잘 던지기 위해서였다. 야간 경기에서는 포수의 사인이 잘 보이지 않아 안경을 착용했다. 그리고 그 안경의 힘이었을까. 김광현은 매우 잘 던졌다. 6이닝 7피안타 4사사구(1사구) 3탈삼진 2실점을 했다. 최고 구속은 149km였고, 투구수는 시즌 최다인 102개(스트라이크 61개-볼 41개)였다.
시즌 최다 피안타 및 최다 사사구였다. 그럼에도 시즌 최소 실점이다. 김광현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실점 위기에 몰릴 때마다 병살타(3개)를 유도해,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경을 쓰고 던지는 게 적응이 덜 됐던 것일까.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첫 타자 민병헌에게 안타를 맞았고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김현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선제 실점을 했다. 1회부터 투구수가 많았고, 다소 위태로웠던 김광현이다. 그러나 홍성흔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으며 기운을 차렸다.
SK 타선도 1회 대거 4점을 뽑으며 스코어를 뒤집어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광현은 힘을 냈다. 2회 2사 후 허경민 사구-양의지 안타로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손시헌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에도 첫 타자 민병헌에게 우전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이후 3타자를 가볍게 아웃시켰다. 4회 1사 1루로 또 주자가 나갔으나 허경민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단숨에 잡았다.
5회도 2사 1,2루 위기서 무실점으로 넘긴 김광현은 6회 최대 고비를 맞았다. 홍성흔의 2루타와 오재원의 볼넷에 이어 폭투가 나와 무사 2,3루의 위기에 몰린 것. 임재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허경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지만, 양의지를 병살타로 잡으며 불을 껐다. 3루수 최정의 호수비가 눈에 띄었다.
SK 타선도 모처럼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정근우의 2점 홈런을 포함해 6점을 뽑으며 위태롭던 김광현에게 힘을 불어 넣어줬다. 내야수의 호수비까지 더해지면서 에이스의 첫 승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SK는 7회 1점을 더 내줬으나 8회 김상현의 2점 홈런을 더해 8-3으로 승리했다. 김광현으로선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거둔 승리였다. 그리고 지난해 9월 25일 문학 LG 트윈스전 이후 첫 승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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