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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KIA서 우승 원했는데 SK에서 해야죠”
입력 2013-05-07 18:10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7일 오후 2시30분 인천 문학구장에 김상현(SK)이 배트를 들고 그라운드에 서있었다. 예정된 오후 1시보다 1시간 빨리 경기장에 도착해 새 유니폼과 장비를 받은 김상현은 오후 3시 상견례에 앞서 특타를 자원했다. 이를 지켜 본 이만수 감독은 저렇게 치고 싶었나. 트레이드로 새 팀에 온 첫 날부터 특타를 친 건 처음 본다”며 의욕이 넘치는 김상현을 칭찬했다.
빅딜이라고 하나, 선수 본인에게는 충격적인 트레이드였다. 그렇지만 비룡군단의 4번타자가 된 김상현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훈련 중에도, 새 동료들과 첫 인사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상현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벼운 농담을 자주 던질 던질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물론 속내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 또한 전성기를 보냈던 팀을 떠난 것에 적잖이 아쉬움이 있었다.
김상현은 어제 오전 잠을 자다가 KIA 관계자로부터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러워 많이 당황했고 서운했다. 믿었던 분에게 ‘실망이다라고 했다. KIA에서 우승을 했고, 올해 또 한 번 우승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트레이드란 게 어쩔 수 없지 않나. 받아들여야 했다.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가 김상현을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오른손 거포가 필요했고, 최정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터뜨려줄 4번타자가 절실했다. 그래서 선택한 김상현이다. 이만수 감독은 김상현이 LG에서 뛸 때부터 눈여겨봤다. 김상현의 가세로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고, 무게도 느껴진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 김상현에게 네가 이제부터 SK의 4번타자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SK는 팀 타율이 2할4푼2리로 9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정규 타석을 채운 가운데 3할 타율을 올리고 있는 건 최정(3할3푼7리)과 이명기(3할1푼9리) 등 2명이다. 타선 침체로 이길 경기를 놓친 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김상현 영입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4년 전 LG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첫 해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과 최우수선수상 수상을 이뤘던 걸 재현할 것이라는 갈망도 크다.
김상현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이전 트레이드와는 다르다. 그때는 뛰었던 팀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나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갖고 그에 부응하려 한다. 감독님께서도 안타보다는 홈런을 치라고 주문하시더라.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의 모습은 어색하지 않다. 등번호도 백인식의 양보로 KIA에서 쓰던 27번을 사용한다. 김상현은 유니폼 가슴 부위의 팀 이름을 빼고는 크게 차이가 없다.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얼굴만 빼고”라며 껄껄 웃었다.
김상현은 선수단 첫 상견례에서 우승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트레이드 경험이 많은데, 이번이 마지막이 되도록 하겠다. SK에 와 기쁘다.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SK는 11승 1무 12패로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서서히 제 실력을 발휘해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상현은 밖에서 봤을 때 SK는 상당히 짜임새를 갖춘 팀이다. 약하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초반이다”라면서 KIA와 인연은 거기까지다. 나를 왜 보냈을까라는 말이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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