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세상의 눈 오늘의 눈] 조창현 한양대 교수 "박근혜 정부 한달, 과제는… "
입력 2013-03-25 16:58  | 수정 2013-03-25 16:58
정광재 김지예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MBN 세상의 눈 오늘의 눈에는
조창현 한양대 교수가 출연해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동안의 성과와 남은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아   래>


▶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자진사퇴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 조창현 한양대 석좌교수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 낙마자가 꽤 많습니다. 인사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걱정스럽네요 벌써 6번째 낙마거든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역시 인사라고 하는 것은 제도를 마련해 놓고 기준과 원칙에 따라서 사람을 골라야 되는데 사람만 좋은 인재다, 능력 있다 이것만 봐서는 안 되거든요. 정부조직은 민간기업과 다른 것이 공공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금을 냈느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병역을 제대로 했느냐 이런 것들을 감안할 때 원칙을 정해서 했더라면 이렇게 여섯 분씩이나 낙마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 교수님께서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내셨잖아요. 중앙인사위원회가 없어졌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다시한번 논의해서 복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제가 중앙위원장으로 있었을 때 비서실장이 인사를 추천하라고 해서 제가 정무직 인사를 많이 추천했습니다. 물론 결정은 대통령이 하시지만 어떤 기준에 의해서 후보자를 복수이상으로 제출하는 것은 객관적 기관이 해줘야 합니다. 청와대에 있는 수족들은 그렇게 하기 어려워요, 대통령 눈치를 봐야 하니까. 대통령이 점을 찍었다고 심증이 가면 감히 그 분에 대한 약점이나 청문회 통과되기 어렵다는 사안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죠, 그것이 조직입니다.

▶ 지금 현 정부에서는 객관적인 인사검증을 할 수 있는 체재가 부재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정무하고 민정이 있는데. 예를 들어 정무에서 추천하면 민정에서 심사하는 모양인데. 제 얘기는 이미 청와대에 들어가 앉아있게 되면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게 우리나라 조직 문화거든요. 객관적으로 노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밖에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중앙인사위원회가 중요하다. 중앙인사위원회가 인사하는 게 아니라 자료를 객관적으로 주는 기관으로서. 제가 임직하고 있는 동안 부총리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에서 이 사람에 대해서 조사해서 보내달라고 해서 의견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이 분은 안 됩니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요구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조사를 해서 드렸어요. 그러나 결국 그 사람이 낙마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알거예요. 왜 조창현이라고 하는 인사위원장이 반대 했는지를. 개인적인 반감에 의해서 한 게 아니거든요. 그 분을 보니까 공금을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썼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청문회에 다 나오거든요. 그것을 이야기하려면 독립적인 기구에 있는 사람, 대통령의 눈치를 안 볼 사람이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 딱 한 달 지났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삼백 개월의 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꿰야 나머지 299개가 될 텐데, 지난 한 달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한 달 동안 시행착오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잘못해서 배워오는 지혜가 필요한 거죠. 겸손과 지혜. 예를 들면 케네디 대통령이 1961년에 취임해서 쿠바를 침략했습니다. 그때 당시 백악관에 있는 모든 석박 사들이 국가안보전문가들이 쿠바를 침략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했어요. 결국 큰 실패로 끝났거든요. 거기서 케네디 대통령이 배운 거예요. 백악관 참모들은 믿을 사람이 못 되는 구나. 그렇게 시작한 겁니다. 결국 실패에서 배우는 대통령이 중요한 것이지 몇 달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남은 기간을 잘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요?

-인사추천의 루트를 다양화 할 필요가 있어요. 추천만 받아서는 풀이 너무 좁고 이너써클에 추천하는 사람은 약점을 보이기 힘들거든요. 친구가 친구의 약점을 볼 수 있습니까. 볼 수가 없죠. 감싸주고 되길 원하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인사추천을 받아서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 임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 이런 임기 초에 있는 낙마 사태가 처음이죠?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렇습니다. 이렇게 많았던 적은 없습니다.

▶ 말씀 하신 것처럼 실패해서 배우는 것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앞으로 교훈을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활용해야 될까요?

-카터 대통령도 자기가 조지아 주지사를 하다 왔기 때문에 조지아 마피아 라고 해서 조지아 좁은 시골 주에 있던 인재들을 모아서 백악관에 왔는데 그 분의 실패는 대 국회 관계가 나빴습니다. 대 언론관계가 나빴습니다. 그때 카터 대통령이 배운거예요. 그래서 그때 당시 공화당에 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인을 백악관의 모셨어요. 그래서 대 국회관계를 개선했습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도 대통령 자신은 좋은 비전과 뜻을 가지고.. 그 분이 사실 사욕이나 욕심이 있겠습니까.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일 해보려는 일편단심을 가지려고 했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거든요. 언론관계도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지하는 언론이 많지 않거든요.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멈춰서 반성을 하고 좋은 충고를 옆에 있는 친구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분까지 초청해서 들어봐야 할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할 거라 봅니다. 누구든지 처음 직장에 들어가면 배우는 것이니까요. 대통령도 하나의 직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을 해 본 사람이 없고. 옛날에 케네디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했잖아요. 대통령을 만드는 학교는 없다. 그렇게 스스로 배우는 거예요. 어느 학과와 전공을 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이경재 전 의원이 지명되었는데 사실 방통위원장의 자리가 이번에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서도 방송통신 때문에도 상당히 이견이 있어서 중요했는데 이번 인사는 어떻게 보세요?

-아주 무난한 인사라고 봅니다. 이경재 의원은 원래 언론계 출신이고 공보부 차관도 했고 국회에서 4선을 했고. 저도 잘 아는 분인데 아주 견실하고 훌륭한 분입니다.

▶ 대체적으로 최근에 나오는 인사들을 보면 무난하다는 평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기 인선에 있어서 여러 가지 사태가 있어서 이번에는 계속해서 무난한 인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던데요

-네

▶ 방송통신위원장의 자리가 어떻습니까. 자리 자체가 갖고 있는 권한이 큰 자리인가요?

-크다기 보다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방송이라고 하는 것은 전파를 이용해서 전달되는 언론 아니겠습니까. 전파는 국민의 소유거든요. 회사가 면허를 받았지만 국민을 대표해서 정부가 면허를 주는데 그것이 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장 명심해야 될 행정의 원칙은 공공성이죠. 국민의 방송을 국민을 위한 방송이 아니고 딴 사람을 위한 방송이 되어서는 안 되니까 그것을 지키는 파수꾼이 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성은 막강하다고 볼 수 있죠.

▶ 무난한 인사이지만 그래도 장악력도 무시 못 할 것 같은데요. 이번 인사의 장악력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세요?

-저는 이경재 지명자께서 그런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특히 방송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전파, 방송을 어떻게 공평하게 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능력에서 너무 친박 인사를 중용한 거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방송위원회는 그래서 합의제 행정기구거든요. 독임제 같으면 그런 이야기가 100퍼센트 맞는데. 어차피 방송통신위원회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니까 친박계든 누구든 대통령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는 거고. 그렇다면 거기에 있는 야당 출신 위원들이 두 사람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3대 2가 되니까. 물론 3대 2니까 언제든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지만 합의제 행정기구의 장점은 견제할 수 있는 공식적 채널이 있다는 것이죠. 언론과 여러 가지 여론을 통해서 아무리 친박이라고 하더라도 공공성을 헤치는 그런 편파적인 행정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우리가 독임제가 아니라 합의제라는 시스템을 만든 것도 그런 부분 때문인 거군요.

-다른 나라도 영국이나 미국이나 프랑스도 전부 다 합의제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의제입니다.

▶ 지금 하나하나 인사가 나오고 자리가 채워지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공백이 많은데 하루빨리 채워져서 국정운영이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면 아시는 데로 대한민국의 약 백만 명의 공무원들이 이미 99프로 행정은 예산이 다 짜여 있고 예산을 뒷받침해주는 법률과 제도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움직이거든요. 이미 틀은 갖춰져 있는 겁니다. 새 대통령이 오셔서 새로운 자기 팀을 구성하는 것은 앞으로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 위한 팀 구성이기 때문에 다소 그것이 지연되더라도 정부 운영에 큰 지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빨리 되는 것이 좋죠.

▶ 원세훈 국정원장이 굉장한 논란의 중심에 있어요. 왜 국정원을 그렇게 운영했냐는 거죠. 정치도구화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처벌해야 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우리나라엔 법이 있으니까. 국정원 법도 있고 공무원 법등 여러 가지 정치적 중립에 관한 기본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 원칙과 법률에 의해서 만약의 경우 법률을 위반했다고 하면 당연히 조사해 봐야 할 것이고 기소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기소도 해야 할 것이고. 최종 판단은 사법부에서 할 것입니까.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국정원 자체도 존폐 여부나 너무 많은 권한이 있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수정이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요. 국정원이야말로 나라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있어야 할 국가의 기관기구입니다. 정부가 정보 없이 나라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국정원은 굉장히 중요한 기구고. 단지 그 기능이 정치적 편파적으로 악용됐을 때 국가의 안위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거죠. 뿐만 아니라 거기서 일하는 직원, 공무원들에게도 큰 피해가 됩니다. 그 사람들이 그것을 하고 싶어서 했겠어요? 위에서 지시를 하니까 했는데 처벌은 그 사람들이 받거든요. 지금까지 우리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의되었던 것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이것은 반드시 지켜줘야 할 원칙이고 특별히 우리나라 이 시점에 있어서는 정치적 중립을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더욱 대외적인 정보수집과 국가안보에 관한 연구과 여러 가지 활동은 더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국가안보라던가 정보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모든 국가들이 국정원과 국정원 능력 이상을 가진 정보기관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쓰지 못하고 너무 지엽적인 문제, 특히 국내 정치 특정 정파를 위해서 일을 했다고 하는 것은 엄단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이라고 하면 법으로 가려지겠지만 대단히 시대 역행적인, 국민의 지탄을 받을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죠.

▶ 재보궐 선거가 4월 24일에 열려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어요. 안철수 전 교수가 이번에는 상당히 열성적으로 임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분이 결국 정치를 안 하려고 한다면 모르지만 하려면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거든요. 밑바닥이라고 한다면 국회의원 선거에 직접 뛰어들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 자신의 모든 활동과 생각과 비전을 국민에게 알려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정치가의 기본적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야권에서는 아무래도 이번이 정권심판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도 하는데.

-그것은 성급한 얘기고요. 국회의원 한두 개 보궐 선거를 가지고 정권을 심판 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입니다.

▶ 정권 출범이 지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고 말씀하셨다시피 처음 실패에서 배워서 이런 것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정권 중간 평가라고 하는 것은 너무 이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 여러 가지 정치와 관련한 이슈들 잘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