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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씨엔블루의 사과 받아줄까?
입력 2013-02-16 09:07 

씨엔블루가 크라잉넛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씨엔블루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는 1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불거진 씨엔블루 관련 내용에 대해 가슴 깊이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며 "이번 일련의 과정을 통해 누를 끼치게 된 선배 크라잉 넛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고 전했다.
크라잉넛은 지난 12일 씨엔블루를 상대로 법원에 4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10년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크라잉넛의 노래 필살 오프사이드(Offside)를 부르며 라이브가 아닌 크라잉넛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했고 이 영상이 2010년 8월 일본에서 판매된 씨엔블루 스페셜 DVD에 포함돼 이에대해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기실 크라잉넛은 그동안 씨엔블루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사전에 유통사 제작사와 합의 및 배상금을 받은데 비해 크라잉넛 측에는 곧바로 4천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한 것은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방증한다.

또 이에 대해 크라잉넛 측은 영혼이 있는 로커라면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고 소송까지 가게 된 것은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소송의 목적은 돈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크라잉넛이 강경한 입장을 보인 이유는 공식적으로는 저작권 및 저작 인접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함이며 본질적으로는 아티스트십, 즉 창작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적인 차원의 문제는 DVD 판매 주체 및 수익 배분에 대한 씨엔블루 소속사와 엠넷의 이견이 존재하는 만큼 명확한 법률적 사실 규명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씨엔블루가 자신들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순간 이미 충분히 크라잉넛은 자신들의 명분을 관철시킨 셈이다. 크라잉넛이 지금까지 처럼 "사과는 이미 늦었다. 죗값을 치러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이유는 사실상 없어졌다.
기실 크라잉넛이 이번 사태를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인디vs메이저 프레임로 확대한 것은 그것이 싸움의 중요한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본과 권력은 소수 인디 뮤지션의 권리와 기회를 강탈해왔으며 차별해 왔다는 식의 크라잉넛의 진영논리는 지금까지 분명 상당수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당한 권력과 자본으로 상정된 엠넷과 씨엔블루가 자신들이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와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제안하고 있다. 이렇게 된 상황에 크라잉넛이 지금처럼 강경하게 원칙을 내세울 이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듯 권리침해에 대한 부분의 손해배상은 합의를 통해서든 법적 절차를 거치든 차후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문제다. 현재로써는 사실상 서로에게 준 감정적 상처를 봉합하는 순서만 남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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