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웃이 또 다른 고향"…쪽방촌 설 풍경
입력 2013-02-08 20:04  | 수정 2013-02-08 21:00
【 앵커멘트 】
명절 때면 더 서글픈 사람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입니다.
하지만, 이웃들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함께 설 음식을 만들어 먹고, 공동차례를 올리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봅니다.
쪽방촌 주민들의 설 풍경, 갈태웅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쪽방촌의 가파른 비탈길.

며칠 동안 얼어붙었던 이 길도 설을 앞두고 새 단장이 한창입니다.

길옆 건물 지하에 마련된 쪽방촌 주민 공동차례상.


조상을 향해 정성껏 술을 따르고, 절을 올려도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허전합니다.

▶ 인터뷰 : 이경기 / 쪽방촌 주민
- "직접 가서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모셔야 하는데, 먼데서나마 대신해서 이렇게 하니까 1만분의 1이라도 위안은 된다고요."

아쉬운 심정은 먹음직스런 설 음식으로 달래봅니다.

쪽방촌 주민과 시민, 자원봉사자가 함께 만드는 노릇노릇한 전과 푸짐한 잡채.

맛볼 때마다 고소함은 더 진해집니다.

▶ 인터뷰 : 김종효 / 자원봉사자·경기 용인시
- "오늘 1천 명 분을 준비해 왔습니다. 도시락을 만들어서 다 (돌릴 겁니다.)"

맛있는 냄새는 어느덧 동네 전체로 퍼져 나가고, 정성스레 싼 사랑의 도시락은 주민들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이거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고, 예. 고맙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사람들, 하지만 지금 사는 이곳엔 또 다른 고향 사람들이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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