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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이지 "실연 후 목소리 까지 잃는 줄"
입력 2013-02-07 04:07 

한동안 뜸했다 싶다. 그동안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뭔가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데뷔 때부터 함께 해오던 소속사를 떠나게 됐고 새로운 회사와 계약 후 처음 내놓은 신곡에서 스페이스에이의 ‘어게인을 리메이크 했다.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
20대 초반부터 함께 한 회사를 떠난다는게 못내 허전한 마음이 컸어요. 전 회사에 있으면서 다양한 장르를 해본 건 좋았던 것 같은데 저 스스로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다 보니 지쳤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쉬는 동안 재즈 클럽에서 공연도 하고 예전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 ‘어게인(Again)이라는 노래는 자못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익숙했던 곡을 다시 들려주고 싶었던 거죠. 20, 30대 분들이 익숙해 하는 음악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고 싶었고요. 저도 어느새 2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으니까요.”
열아홉살 때부터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으니 10년 째 앞만 보고 달려왔던 셈이다.
조바심이 많았던 건 사실이죠. 그 전까지는 남들에 비해 빨리 내 길을 찾았다는 것이 자부심이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경력은 쌓여가는데 실력은 늘어가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도 있었고요. 노래라는 큰 줄기는 찾았지만 내 색은 뭔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어게인이라는 노래 처럼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는 노래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 놓았다. 리메이크를 결정하자마자 원곡을 불렀던 스페이스 에이의 안유진을 무작정 찾아갔다.

감사하게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응원도 해주시고. 여전히 스페이스 에이에 대한 애정이 깊으시더라고요. 곡이 잘되면 꼭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살짝 쑥스러워하 하시면서도 그러자고 해주셨고요.”
목소리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니 그제서야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2010년 부터 1년 가량 만났던 남자친구와 2011년 가을께 헤어진 이야기를 꺼냈다.
2011년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많이 힘들었어요. 두 달을 하루 두 시간씩 밖에 못자고 매일 울면서 보냈어요. 결국 몸이 다 망가지더라고요. 그렇게 두 달을 보내며 하루는 목의 통증이 너무 심해 밤에 잠을 깼어요. 병원에 갔더니 성대결절이라더군요. 수술은 면하게 됐지만 회복하는데 6개월이 걸렸어요.”
평생을 노래만 불렀던 베이지에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큰 충격이었다. 실연의 아픔이 자신의 삶의 근간을 흔드는 경험까지 하게 되자 삶의 방향이 통째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처음으로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어요. 이렇게 가수가 끝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노래를 못하면 앞으로 인생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여 보냈던 시절이었어요. 목소리가 어느정도 회복되고 최근 한 6개월간 작은 클럽들에서 공연을 한 것도 그런 두려움 때문이었고 그걸 넘어보고자 했던 거였어요.”
분명 깊이가 달라졌다. 과거 슬픈 사랑노래를 부를 때 딱히 감정을 잡기가 어려워 엄마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하곤 했다던 베이지에게 새로운 감성의 우물이 생긴 셈이었다.
어떤 장르나 음악 스타일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나는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장르를 이리저리 탐구했다면 이제는 제 안에 감성을 발견하는데 더 집중하려고 해요. 어떤 장르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서와 감정이 만드는 것이지 그 장르 자체가 감동을 만드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한편 베이지는 7일 신곡 어게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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