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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왕’, 현실적이지 않아 인기 없다고?
입력 2012-11-26 11:37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은 한 방송에 나와 연출 초창기 시절 제작자에게 워커 신은 발로 걷어차였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유령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광고하는 화장품이 어이없이 등장하고, 또 다른 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서도 도넛 먹는 장면이 잇따라 등장해 몰입을 방해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대부분도 이런 식으로 PPL 광고를 하고 있다.
드라마 작가와 PD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시청률 때문일 수도 있고, 일신상의 이유, 주연배우와의 불화 등 다양한 이유로 드라마가 산으로 간 경우가 꽤 된다.
이 밖에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SBS TV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 속 에피소드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극중 드라마 제작사 대표인 앤서니 김(김명민)은 PD, 작가와 갈등을 보인다. 오렌지 주스가 들어가야 할 상황이 아닌데 광고비 3억원을 받기 위해 과도한 PPL을 넣는다. 방송시간에 맞추려고 퀵서비스 기사를 과속하게 해 죽음으로 떠밀기도 하고, 작가 교체도 자기 마음대로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방송사의 뒷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한 인상이다. 각종 게시판에는 과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고, 드라마를 질질 끈다는 지적도 있다. 연기 잘하는 김명민의 카리스마가 실종됐다는 안타까움도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6회를 마무리 했을 뿐이다. 최상위층에서 군림하다가 일순간 나락에 떨어진 제작사 대표. 돈이 되는 드라마만 만들려던 그는 조금씩 인간적으로 변모되고 있다. 또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와 작가, 배우의 이야기인데 아직 ‘경성의 아침은 촬영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한때 앤서니와 연인이었던 비밀스런 톱여배우 성민아(오지은)도 등장할 예정이니 관심이 더 쏠린다.
김명민의 연기는 명불허전이고, 그간 주목받지 못했다가 ‘샐러리맨 초한지를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정려원이 초짜 작가로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돈밖에 모르는 ‘똘끼 충만 톱스타 강현민을 연기하는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도 댄디하고 세련된 모습을 벗고 안하무인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해 호평 받고 있다. 때문에 재방송 시청률이 높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드라마의 제왕은 과장되긴 했지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제대로 까발리고 있다. 특히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들을 풀어내는 작가는 용기도 있다. 현장 촬영 분을 퀵 서비스로 서울까지 이동시키는 에피소드는 장항준 작가가 드라마 ‘싸인 후반부 생방송으로 거의 촬영한 내용을 퀵서비스 2대를 보낸다”는 조연출의 말을 듣고 쓴 이야기다.
‘싸인은 마지막 회에서 오디오가 나오지 않는 방송사고가 난 바 있다. 또 여주인공이 모델로 나선 화장품 PPL로 눈총을 샀던 ‘유령의 작가는 장항준 작가의 아내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드라마 ‘각시탈은 촬영현장으로 향하던 차량이 전복돼 보조 출연자 1명이 사망하기도 했고, ‘적도의 남자는 화면이 멈추는 방송 사고를 냈다. 드라마 ‘스파이 명월에서는 여배우가 촬영장을 무단이탈하는 사건도 있었다.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을 전해 들으면 말이 안 되는 상황들이 너무도 많다. ‘드라마의 제왕의 이야기가 절대 상상 속의 일 만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드라마의 제왕은 과연 어떤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 받을 수 있을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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