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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의 폭염 고충 “무대 불기둥 좀 그만”
입력 2012-08-07 08:07 

연일 35도에 달하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 역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요프로그램 처럼 실내에서 열리는 무대에 서는 경우는 비교적 덜 한 편이지만 대게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 무대의 경우 가장 피하고 싶은 장소 중 하나다.

제발 불기둥만 쏘지 말아줘요”
대게는 아스팔트 위에 세위지는 야외무대는 한낮엔 40도를 훌쩍 넘기도 한다. ‘무대가 녹아버릴 것 같다는 표현은 관객들의 열기를 표현하는 관용어가 아니다. 무대에 차양이라고 설치 돼 있으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 조차도 없는 경우면 직사광선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한 걸그룹 멤버는 지열에, 조명열기가 더해지고 무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불기둥이라도 쏘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로 가수들은 일사병 위험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는 상황. 또 땀이 많이 나는 까닭에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이 지워지기도 쉽다. 이 아이돌 그룹 멤버는 무대에서 내려와 보니 화장이 번져 얼굴이 녹아내린 것 같이 돼 버린 적이 많다. 방송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오랫동안 소위 ‘굴욕영상으로 남을 뻔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출 두려워요”
걸그룹의 경우 여름철 비교적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보는 사람들은 시원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막상 무대에 서는 가수들은 아슬아슬 하다. 방송에 비해 공연용 의상들이 상대적으로 노출이 더 많다는 것도 사실.

최근처럼 관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직접 무대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으면 노출은 마땅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실제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찾아보면 걸그룹의 노출 영상은 대부분 행사 무대에서 관객들 중 일부가 직접 촬영한 경우다.
짧은 의상이 상대적으로 덜 덥게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피부가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돼 화상이나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또 콘셉트상 햇볕에 그을리지 말아야 하는 경우 두꺼운 메이크업과 지나치게 많은 선크림을 바르고 올라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속옷까지 흠뻑‥무대의상 너무해”
반대로 남자 아이돌 그룹의 경우 지나치게 더운 의상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스타일링 때문에 한여름에도 두꺼운 재킷을 입는 경우가 많은 것. 무더운 날씨 속에 유행하는 스터드가 잔뜩 박힌 무거운 의상을 입고 격렬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다 보면 땀 범벅이 되기 일쑤다.
한 남자 아이돌 가수는 3분 무대에 속옷까지 흠뻑 젖는 경우가 많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탈수증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가수들의 스타일리스트들은 방송용 의상과 행사용 의상을 따로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아이돌 그룹들이 기본적인 콘셉트상 애초 ‘시원한 의상을 입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한 여름 감기 제일 많이 걸릴걸요”
감기나 냉방병을 호소하는 가수들도 상당수다. 4~5시간을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고 달리는 차안에서 이동, 대기 하다가 무대에 올라가 땀을 흠뻑 쏟아내고 다시 대기실이나 차안의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 감기나 냉방병에 걸리기 십상이라는 것. 이 같은 스케줄이 무리하게 계속되는 경우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심하면 입원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데뷔 10년 차 가수는 건조한 에어컨 바람은 목에 치명적이다. 감기나 냉방병에 걸렸을 때도 적당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아 건강자체를 해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다수의 스태프들은 에어컨을 더 세게 틀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담요를 쓰고 추위에 떨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가수들에게 여름 감기는 겨울감기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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