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1세기에 '전서구'…혼돈의 시리아
입력 2012-02-17 06:05  | 수정 2012-02-17 06:21
【 앵커멘트 】
중세시대에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던 전서구가 21C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시리아 소식인데요.
반정부 시위대의 거점 도시에서 통신 시설이 부실하다 보니 비둘기가 나섰다고 합니다.
이진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여러 장의 쪽지에 빼곡히 글을 써 내려갑니다.

이후 자루에서 꺼낸 여러 마리에 비둘기 다리에 쪽지를 나눠 말기 시작합니다.

무용지물이 된 무전기를 대신해 이곳 홈스에서는 비둘기가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권운동가
- "무전기가 작동하지 않는 곳에서는 비둘기가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지난해 3월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지도 약 1년.

지속적인 정부군의 공격으로 포위망에 갇힌 시민들은 비둘기를 이용해 소식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유엔은 시리아의 유혈사태로 지난해 말까지 5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희생자 수는 사실상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

아사드 대통령은 오는 26일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했지만, 야권은 아사드 퇴진을 촉구하며 국민투표 보이콧에 들어갔습니다.

이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한 투표를 했지만, 시리아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국제사회의 늑장 대응이 지속하는 가운데, 시리아 국민은 오늘도 독재자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평화의 비둘기를 날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eeka232@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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