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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엄마보다 태블릿PC 좋다는 거식증 꼬마
입력 2012-02-07 19:46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수미 기자] 6일 방송된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 태블릿PC에 빠진 채 거식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등장했다.
방송에 소개된 네 살 시연이는 최연소 거식증 환자다. 시연이가 하루 종일 먹는 음식은 액체 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건더기가 있는 음식에 질겁하는 시연이는 치킨을 손에 쥐고서도 침만 삼킬 뿐 입안에 넣지 못한다. 임시방편으로 우유에 바나나와 비타민을 섞어 2개월 간 먹여봤지만 검사 결과 철분이 부족한 상태였다.
시연이의 거식증은 2개월 전 사탕이 목에 걸리면서 시작됐다. 별 탈 없이 무사히 사탕을 제거했지만, 잠시 숨이 막혔던 그날의 기억은 시연이의 마음에 심리적 손상을 입혔다. 이전부터 주위 변화에 민감하고 불안을 잘 느끼던 시연이는 당시의 공포 때문에 먹는 것을 거부했다.
거식증 외에 특이한 행동도 포착됐다. 촬영 내내 손에서 태블릿PC를 떼어놓지 않았던 것.

시연이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도 태블릿PC를 만지작거리며 새벽 3시경 잠들기 일쑤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유아들은 잠들기 전 2~3시간 전에 정서안정의 시간을 갖는데 그 대상은 보통 부모다. 시연이는 부모님 대신 태블릿 PC에서 정서안정을 찾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연이를 이렇게 만든 건 역시나 주변 환경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의 아빠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시연이를 훈육했다. 엄마 또한 시연이의 감정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고, 가족과 정서적 밀착이 부족했던 시연이는 태블릿PC에 의존했다. 심지어 보통의 또래 아이들이 낯선 장소에서 엄마를 찾는 것에 비해 시연이는 태블릿 PC쪽으로 먼저 달려가 놀라움을 자아냈다.
해결책은 시연이의 공포를 해소하고 안정감을 찾아주는 것이었다.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마법과 놀이치료 등 눈높이에 맞춰 상처를 보듬어주자 시연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연이의 곁에는 엄마가 나란히 누워 동화책을 읽어준다. 또 시연이는 아빠가 밝은 표정을 짓자 덩달아 해맑게 웃기 시작했다. 태블릿 PC를 내려놓은 것은 물론, 조금씩 음식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시연이는 지나친 관심이 아니라 따뜻한 애정이 필요한 아이였다.
사진=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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