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채 끌어다 코스닥업체 인수 뒤 '작전'
입력 2011-10-21 08:21  | 수정 2011-10-21 09:10
【 앵커멘트 】
사채로 코스닥 업체를 사들인 뒤 이를 갚으려고 거액의 투자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한 작전세력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졌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북 음성군의 한 전자담배 회사입니다.

이 R사 전·현직 대표가 회삿돈 빼돌리다 구속됐는데 그 수법이 아주 치밀합니다.

먼저, 전직 대표 원 모 씨.

「원 씨는 서류로만 존재하는 B사를 만들어 우리 담배 주식 4백만 주를 12억 원에 사들입니다.


그런 뒤 R사가 우리담배 주식 4백만 주를 80억 원에 다시 산다고 공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삿돈 80억 원은 주식 매입에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원 씨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현직대표 이 씨는 더 교묘했습니다.

이 씨는 R사가 인도네시아 발리 풀빌라 사업과 캄보디아 시장 개발사업에 참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런 다음 해외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유상증자를 네 차례나 실시합니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하면 보통 주식 수가 많아져 회사 주가가 내려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씨는 여기서 주가를 조작합니다.

전문 주가 조작단과 함께 짜고 계좌 40여 개를 동원해 최고 호가로 주식을 계속 사 R사 주가를 올리는 겁니다.」

이 과정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도 동원됐습니다.

▶ 인터뷰 : 피해 대학생
- "원래 자주 안보던 선배인데 통장 개설하면 용돈 5만 원씩 준다고 해서…. 이게 어떻게 사용됐다 까지는 정확하게 잘…."

그 뒤 이 씨는 회사 지분을 높은 주가에 팔아 108억 원을 착복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매도가 시작되자 R사 주가는 이내 고꾸라졌고 호재만 믿었던 개인투자자만 큰 손해를 봤습니다.

▶ 인터뷰 : 이용범 /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
- "소액 투자자들은 호재성 공시만 믿고 주식투자를 하는데 사실상 회사는 껍데기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주가조작에 참여한 브로커 이 모 씨를 구속하고 부정을 눈감아준 공인회계사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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