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스티브잡스 사망의 원인, 췌장암
입력 2011-10-06 16:37 
전 세계 IT산업의 혁명가이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6일 사망했다. 잡스의 사망소식에 주요 외신들은 그가 췌장암 병세 악화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사인을 추정했다.
잡스가 걸린 암은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는 췌장암이다. 췌장암은 특유의 증상이 없고 전이가 쉬워 치료가 쉽지 않으며, 크게 선암과 신경내분비암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췌장암은 선암(腺癌, 선 구성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선암일 경우 90%정도의 확률로 5년 생존률이 5%미만이고, 대부분 1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악질 암이다. 특히 선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경우는 생존기간이 6개월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선암은 ‘악질의 암으로, 췌장암의 선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경우 생존기간이 6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신경내분비암의 경우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에 생기는 암으로 진행이 느리고 5년 생존율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선암과는 대조적으로 간에 전이되더라도 생존기간은 평균 5년 이상으로 훨씬 길어 ‘착한 암이라고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걸린 암 역시 신경내분비암이다. 잡스는 이로 인해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나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어 2009년 스위스에서 생체 간이식을 받았다.

이때 의학계 전문가들은 스티브 잡스의 생체 간이식 치료에 대해 의견이 극단으로 나뉘어졌는데, 그 당시 췌장암 전문인 서울아산병원 김명환 교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간이식 치료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김명환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간이식을 통한 췌장암 치료가 실험적인 방법이란 의견의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점에서다. 암세포의 발원지인 췌장과 혈관 등에 암세포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암에 걸린 간을 다른 간으로 바꾸는 것이 다른 전이의 문제를 가져 올 수 있다. 췌장암 세포가 혈액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암에 걸린 간만을 교체한다면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 역시 간이식을 받았지만, 췌장암이 간으로 재전이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간암의 경우 간이식을 통해 완전한 치료가 될 수 있겠지만, 췌장암에서 간으로 암이 전이된 경우, 간이식은 결국 일시적인 치료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간 이식을 한 경우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문제점이다. 췌장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간 이식을 통해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용하는 것은 환자에게 많은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잡스의 사망. 최근 잡스의 건강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난무했던 가운데, 그의 건강 악화설은 사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김수진 매경헬스 [sujinpen@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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