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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기’의 달인 된 최강희, 그녀의 변신은 무죄[인터뷰]
입력 2011-10-06 08:01 

일명 ‘찍기라고 하죠? 다리를 위로 올려서 내려치는 거요. 그건 타고 난 것 같아요. 너무 쉽던데요? 이번에 많이 사용했죠.”(웃음)
배우 최강희(34)는 건들거리지 않았다. 최근 끝난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어렸을 적 좀 놀던 ‘날라리 노은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친근한 ‘강짱(최강희의 애칭) 최강희가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
TV 화면 속 그대로의 은설이 아니라서 아쉽기도 했으나, 은설이 과거를 청산(?)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었으니 현재 최강희의 모습이 은설의 미래 같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편안하고 차분한 이미지,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주인공이지만 극중 마지막까지 깡통을 걷어차며 소매치기를 잡아낸 발차기 솜씨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지성의 ‘슬램덩크 머리 스타일과 왕지혜의 코믹 연기와 함께 화제를 일으킨 액션이다. 깡통을 발로 차 소매치기를 쓰러뜨리는 절묘한 발차기 솜씨라니!
운동을 해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이번에 액션 스쿨 가서 7회 정도 배웠어요. 잽을 날리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예쁘게 뻗는 법 등을 배웠죠. 뭐, 맞는 것은 지성이 알아서 맞아주며 ‘아악하고 소리 질러줬어요. 또 편집의 힘이기도 하죠.”(웃음)
모든 연기가 서로의 호흡이 맞아야 하겠지만, 액션 신은 어색하지 않기 위해서 특히 중요하다. 극중 보스이자 연인으로 나오는 지성과 죽이 잘 맞았다. 최강희는 솔직히 이제껏 동갑하고 친하게 지낸 적이 없는데, 지성은 동생 같기도 하고 오빠 같은 느낌으로 지냈다”고 회상했다.
동생과 오빠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자 최강희는 지성의 얼굴 표정에 감정이 드러나고, 두 가지 말투가 함께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지성은 ‘어, 잠깐만 이건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고 하는 사무적인 말투와 ‘아이~ 몰라!라고 하는 부드러운 말투가 있다”는 것. 오빠와 동생 같은 말투가 함께 섞여있다는 설명이다.

지성의 사무적 말투는 ‘로열 패밀리, ‘태양을 삼켜라 등 다른 드라마에서 많이 들어봤다. ‘보스를 지켜라에서 보여준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파격적인 이미지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강희는 지성에게 현실 속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있다고 웃었다.
지성이 나이가 있어서 애교는 못 부리지만 애교가 묻어있어요. 뒤에서 ‘무릎꺾기 같은 것 하고 도망을 가요. 우리는 남자들이 더 귀여웠던 것 같아요. 물론 지성보다 재중이가 애교는 갑이죠. (왕)지혜도 애교는 없거든요. 지혜는 이종격투기 챙겨보고, 게임에 중독되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극중 은설과 지헌은 결혼에 성공하며, 좌충우돌 비서 노은설의 보스 지키기는 행복하게 끝났다. 최강희는 실제 ‘재벌남을 만나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할까. 그는 솔직히 그 근처에도 안 갈 것 같다”고 했다. 골프도 럭셔리한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있고, 어떤 특정 무리와 잘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물론,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진 않는다. 그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얼마나 바뀔지는 모르겠다”며 이상한 성격”이라고 웃었다.
최강희는 한 인터뷰에서 지성을 최고의 신랑감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유는 뭘까. 아무리 멋진 남자라고 해도 의존하려는 경향이 많아요. 유약한 면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지성은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요. 이를테면 사랑해”라는 말을 후시 녹음할 때 여러 가지 버전으로 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가 든든해하고 진짜 잘 살겠다 생각했죠. (연인이 이미 있다고 하자) 전 남의 것은 항상 돌이라고 생각해요. 결혼을 해서 잘 산다면 부러울 것 같기는 하네요.”(웃음)
최강희는 극중 김재중의 사랑도 받았다. 그룹 ‘JYJ의 김재중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 드라마로 신고식을 했다. 그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골똘히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잘 한다고 느낀 적이 많지는 않아요.(웃음) 낯선 환경이라서인지 긴장도 하고 대사를 잊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편집을 위해 그 장면을 보면 반짝반짝 거려요.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은데 모두 좋아요. 음악 하듯이 연기도 타고난 게 있는 것 같아요.”
무헌과 지헌 중 한 명의 비서가 실제 된다면 지헌을 택할 거란다. 안 힘든 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 또 지헌의 비서가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배시시 웃었다. 열심히 노력하고 땀을 흘리는 걸 좋아한다는 최강희. 그는 어렸을 때는 사람들의 기대감도 적고 역할들이 쉬워서인지 자신이 연기 신동인줄 알았다”고 박장대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학형이다. 나에게 미안할 정도로 끊임없이 뭐라고 한다. 생각도 많이 하고, 잠자면 까먹을까 싶어 자기 전에 캐릭터를 생각한다”는 노력파다.
부족할 것 없는 것 같은 최강희가 판타지적 인물일 수 있는 노은설에게 부러웠던 점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마성의 여자인 점이라고 할까요?(웃음) 만나는 사람마다 다 좋아하잖아요. 전근 간 물류센터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면서 소통하는데 그게 너무 부러웠고 멋있었어요.”
최강희는 언제부턴가 ‘로맨틱 코미디의 중심에 서 있게 됐다. 가슴 절절한 멜로를 연기해도 자신만의 색을 오롯이 표현할 것 같다.
연애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한다면 안 해 본 역이거나, 이상한 말만하고 다니는 정신병동의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이 있는 복합 장르였으면 좋겠어요. 코믹인데 반전이 있는 거요. 귀엽지는 않아도 되는데 심적으로 힘든 것은 보기 싫더라고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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