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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블루가 증명한 韓 밴드의 日 성공 가능성[공연리뷰]
입력 2011-09-26 08:07 

씨엔블루가 일본 메이저 대중음악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씨엔블루는 25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인디즈 마지막 싱글앨범 ‘392 발매와 10월 메이저 데뷔를 자축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공연 전 열린 기자회견에는 50여 일본 매체와 30여 국내 매체가 모여 씨엔블루의 일본 메이저 데뷔에 기대감을 반영했다.
씨엔블루가 공연한 요코하마 아레나는 일본 도쿄 인근에 가장 큰 공연장 중 하나로 일본에서도 대형 공연장 중 하나다. 이날 공연에는 약 1만 5천여명의 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국내 밴드가 이 같은 규모의 공연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에서도 인디즈 밴드의 경우 이례적인 일이다.
무대 역시 스케일 있게 꾸며졌다. 공연장 중앙에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 원형으로 세팅된 무대는 360도 회전하며 구석구석 팬들과 아이 콘텍트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현란한 레이저쇼와 조명, 폭죽 등 특수효과들은 단조로울 수 있는 밴드 사운드를 보다 화려하게 꾸몄다.

이날 공연에서 씨엔블루는 국내 히트곡 ‘외톨이야 ‘직감 ‘러브(LOVE) ‘러브 걸(Love girl) 등 국내 히트곡을 비롯해 ‘나우 오어 네버(Now or Never) ‘돈트 세이 굿바이(Dont say Goodbye) ‘러브 레볼루션(Love Revolution) ‘렛츠 고 크레이지(Lets Go Crazy) ‘아리가토(a.ri.ga.tou.) 등 총 25곡을 공연했다. 특히 10월 19일 발매되는 일본 데뷔곡 ‘인 마이 헤드(In my head)도 첫 선을 보여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일본 관객들은 케이팝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듯 우리말로 된 국내 히트곡을 모두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장에는 우리말로 멤버들의 이름을 적은 피켓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씨엔블루는 공연의 거의 대부분의 노래를 일본에서 발표했던 일본어와 영어로 된 곡들로 채웠다. 이미 일본에서 여섯장의 싱글앨범을 발표한 만큼 공연 레퍼토리는 충분했기 때문. 공연 내내 다소 서툴러도 일본어로만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멤버 개개인의 연주실력과 무대 매너 역시 대형공연장을 채우기 손색이 없었다. 특히 멤버들 각각은 국내의 열악한 방송 환경상 보여주기 어려웠던 라이브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듯 열정적인 연주를 보였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용화는 비 오듯 땀을 쏟으며 국내 무대에서 보기 어려웠던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고, 공연 중간 중간에는 능숙한 일본어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기타리스트 종현은 연주 뿐 아니라 다수의 곡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숨겨둔 가창력을 선보였다. 밴드에서 무게 중심을 잡는 베이시스트 정신은 무대 안팎을 뛰어다니며 역동적인 분위기로 변신해 공연장 분위기를 달궜다. 드러머 민혁 역시 국내 방송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연주를 선보였고 다소 어눌한 일본어로 관객들과 대화하며 웃음을 줬다.
씨엔블루의 이날 공연은 일본 메이저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최근 케이팝 열풍이 걸그룹 등 아이돌 가수에만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공연과 앨범에 승부수를 걸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내 데뷔 전인 2009년부터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한 씨엔블루는 그동안 약 100여회의 공연과 6장의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차분히 일본 메이저 진출을 준비해 왔다. 케이팝 열풍에 편승해 일본 시장에 진입하는 상당수의 아이돌 밴드와 분명한 차별성을 긋고 시작하는 것. 이를 바탕으로 씨엔블루는 일본 활동을 시작한지 2년 만에 워너뮤직 재팬과 정식계약을 맺었으며 10월 중 일본 메이저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요코하마(일본)=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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