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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향 “‘신기생뎐’ 하기 전까지 자만했죠”[인터뷰]
입력 2011-07-30 13:16 

방송 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20살이었는데….(웃음) ‘진짜 실제 나이입니다라고 했더니 웃으시더라고요. 또 입고 온 의상에 대해 물어서 ‘최대한 수수하게 나왔습니다라고 하자 또 웃으시던데요?”
배우 임수향(21)은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드라마 ‘신기생뎐의 오디션 현장을 생생히 기억했다. 1년 전 1000여명의 도전자들 가운데 선택받은 1인. 6개월간 논란도 많았지만 시청자들의 사랑도 듬뿍 받은 드라마의 ‘단사란이 임수향의 역할이었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좋았죠. 하지만 방송이 되기 전까지 절 대체할 사람이 언제나 뒤에 있어서 ‘교체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난 1월23일 첫 방송. 하지만 임수향은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차마 볼 수 없었고, 자괴감에 빠졌다”고 했다. 당시 같이 출연한 성훈과 한혜린 등 다른 출연진이 서로 서로를 위로해줬다고 기억하며 웃는다.
임수향은 ‘신기생뎐이 연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한 번도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첫 방송을 보고 더 절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자만한 것 같아요. 이번 작품 하면서 확실히 깨달았죠. 연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을요. 원래 연기가 어려운 것은 알았지만 더 어렵게 느껴지고 제 위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느껴졌어요. 제 주제를 알게 된 거죠.”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품어왔고, 미국 유학도 1년 만에 접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갔다. 성적이 좋진 않지만 영화 ‘4교시 추리영역과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에 출연하며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항상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임수향. 어렸을 때부터 고집이 셌다. 그렇다고 말을 안 듣는 편은 아니었다. 주장이 강했을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고 몸 담은 영역인데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깨닫고 힘들어 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가 끝난 지 2주가 됐지만 아직도 ‘사란이에게서 빠져 나가려고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 세계로 다시 들어가 만날 수 없다는 게 섭섭하다”며 아쉬운 속내도 드러냈다.
솔직히 주위에서 ‘시원섭섭하지 않냐고 했을 때 저는 섭섭하기만 했어요. 지금 다시 시작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솔직히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어요. 다른 친구들도 다 제 말에 동감했어요.”(웃음)
그래도 ‘연기를 잘 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하자 칭찬보다 조언을 듣는 편이 좋단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저는 저를 냉정하게 봐주는 게 좋아요. 물론 그렇다고 비난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조언이라면 좋죠.”
드라마 속 ‘귀신 빙의 논란을 들을 때는 안타까웠다. ‘임성한 작가님이 왕꽃 선녀님 때 굿하는 곳도 다녀오신 것 같고 이미 취재를 많이 하셨나 봐요. 하지만 논란 때문에 귀신이 없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50부 이후에는 안 나오기로 돼있었어요. ‘아수라의 성격을 바꾸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을 뿐이죠.”
임수향은 그 때 뿐 아니라 처음부터 논란을 달고 산 드라마”라고 웃어 보인다.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귀를 닫았다”며 주어진 대본 열심히 외우고 최대한 개연성 있게 표현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임성한 작가를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고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다. 그는 첫 주연 작품이니 평생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다”며 정말 고마운 작품”이라고 웃었다. 작가님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PD님도 보완할 점도 얘기해주시고,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한 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깨우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자신을 둘러싼 벽을 깨고 싶다는 그는 고민이 많아졌다. ‘단사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변신을 시도 중이다. 되도록이면 사란이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사란이를 충분히 보여드렸으니 이제 깨뜨려야죠. 여러 다른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극중 남편 ‘아다모를 연기한 성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얘기가 많다고 하자 어디를 가나 계속 사귀라고 한다”며 성훈 오빠는 그냥 좋은 오빠”라고 선을 그었다.
저는 덩치도 있고 남자다운 사람이 좋아요. 또 미소년 같은 외모도 가지고 있으면 좋겠고요. 자기 일도 열정적으로 하며 자기 것을 잘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좋아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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