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말로만 '낙하산 감사 철폐'…금감원 쇄신 흐지부지
입력 2011-05-12 18:10  | 수정 2011-05-12 19:22
【 앵커멘트 】
저축은행 사태 등 잇단 비리로 대통령의 호된 질타까지 맞고 금감원이 뒤늦게 낙하산 감사 관행을 철폐하겠다는 내용의 자체 쇄신안을 내놨었죠?
그런데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증권사들이 금감원 출신 현 감사를 재선임하겠다고 나서면서 쇄신안이 결국 또 흐지부지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은영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0일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을 전격 방문하면서 호통을 치자 부랴부랴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자체 쇄신안.

낙하산 감사 관행을 완전히 철폐하겠다고 했습니다.

직후, 신한은행과 대신증권 감사로 각각 가려던 이석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윤석남 전 국장이 감사행을 철회했습니다.

또 메리츠증권 감사였던 백수현 전 국장은 임기가 만료되기 전이었지만 감사를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쳤습니다.


오는 5월 27일 이후 주총이 예정된 증권사들 몇곳이 줄줄이 금감원 출신 기존 감사를 재선임하겠다고 나서면서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증권과 동부증권이 이미 공시를 통해 재선임 입장을 밝혔고, 한국투자증권과 신영증권, 토러스증권 등도 기존 금감원 출신 감사를 재선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동부증권 관계자
- "(기존 감사가) 재임 기간에 굉장히 실무를 잘 하셨고 그래서 저희쪽에서는 어느정도 업무역량이나 전문성이 검증됐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국내 증권사 중 금감원 출신 감사를 두고 있는 모두 26개사.

이 가운데 올해 감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13개사로, 현재까지 5곳이 기존 감사를 재선임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가운데 나머지 8곳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입니다.

갑자기 마땅한 감사를 찾기 어렵다는 금융회사의 현실론도 이해는 가지만, 금감원이 여론에 떠밀려 부랴부랴 내놓은 쇄신책이 결국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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