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년간 코뿔소 800마리 밀렵..정력제 수요 때문"
입력 2011-03-28 11:18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5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정력제와 진귀한 전통 약제 등으로 쓰이는 코뿔소 뿔에 대한 수요 때문에 지난 3년간 아프리카에서 800 마리 이상의 코뿔소가 밀렵꾼에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지난해 333 마리의 코뿔소가 밀렵을 당했고, 올 들어서도 70 마리 이상이 희생되는 등 남아공과 짐바브웨, 케냐 일대에서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 환경단체들의 보존 노력 덕택에 현재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검은코뿔소는 4천480 마리로 지난 2007년(4천240 마리)에 비해 다소 늘었고, 흰코뿔소는 2만150마리로 2007년보다 2천650 마리 증가했다.

그러나, 연맹 관계자들은 밀렵이 점점 조직화되면서 적절한 대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희생되는 코뿔소의 수가 더 빠르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엠슬리 박사는 "생물학적 보존 노력과 밀렵 방지 활동 덕택에 아프리카 코뿔소의 개체수가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범죄조직이 밀렵 활동에 손을 뻗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노리는 이유는 그 뿔이 동남아 일대에서 귀한 전통약제와 정력제로 비싸게 팔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고가의 장식품 소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뿔소의 뿔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범죄조직까지 밀렵에 참여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프리카 코뿔소의 90% 정도가 서식하는 남아공의 경우 밀렵 사건에 베트남인들이 자주 연루되고 있다고 연맹은 밝혔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야생동물 조사 당국과 경찰, 검찰, 법원 등이 코뿔소 보호 문제에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으며, 밀렵꾼들과 밀거래 조직을 추적하고 적발할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코뿔소 보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이나 머리칼의 구성 성분과 같은 케라틴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서 특별한 약리효과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