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바라크, 시위 18일간 재산 빼돌려"
입력 2011-02-13 09:35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가 지속된 18일간 자신의 자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각) 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30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30억 파운드(한화 약 5조4천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각에는 그의 재산이 400억 파운드(약 72조4천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해외은행 계좌와 금뿐 아니라 런던.뉴욕.파리.베벌리힐스 등지에 부동산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서방 정보 소식통은 "무바라크 일가 내에서 자산을 어떻게 지킬지에 관한 긴급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바라크 일가의 투자 자문가들이 돈 일부를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가 스위스에 현금이 있었다면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바라크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호적 관계에 있는 걸프 국가로 자산을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위스 당국은 지난 11일 스위스 은행 내 무바라크 일가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바라크는 영국에도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국 재무부는 이집트가 공식 요청을 하면 그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지만 아직 아무런 요청이 없었다며 동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발 보도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스위스 은행 UBS뿐 아니라 영국 로이즈 뱅킹 그룹 계열인 HBOS에도 계좌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소식통들은 아들 가말의 사업을 통해 무바라크의 재산을 쉽게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말은 한때 런던 중심가의 6층짜리 주택에 거주했고, 금융업계에서 일하다 런던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으며, 10년 전 회사 대표직을 사임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은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려는 이들의 자문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바라크 일가의 부패와 권력 남용 실태를 조사해 온 이집트 야권 연합단체 '케파야'는 이집트에서 상점을 개설하려면 무바라크의 아들 가말이나 알라의 몫으로 20-50%를 주는 것이 관례였고 두 아들과 함께 일한 업자들은 사실상 독점 혜택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무바라크 하야 발표 이후 카이로의 시위자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를 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이브라힘 유스리 전 외무장관과 변호사 20인은 검찰총장에 무바라크와 그 일가를 국가재산 유용 혐의로 재판에 회부할 것을 청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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