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개별·단체 상봉 이어져
입력 2010-10-31 14:28  | 수정 2010-10-31 14:31
【 앵커멘트 】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오늘은 오전에 개별상봉을 했고 오후에 단체상봉이 이어집니다.
남북회담본부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남북회담본부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 】
오늘 오전 비공개 개별상봉이 이뤄졌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60년 만에 감격의 재회를 했던 이산가족들은 오늘 세 차례 더 만남을 이어갑니다.

먼저 오늘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숙소 금강산호텔에서 97가족의 개별상봉이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만남은 남측 가족이 머무는 호텔 방에 북측 가족이 들어가 오붓한 만남의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북측 가족들은 종이 가방에 가족사진과 액자, 술 등을 담아 헤어졌던 가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가족들은 상봉 첫 날인 어제 상기됐던 표정과는 달리 다소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지만, 오늘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세 살배기였던 남측의 고배일 씨는 미국에서 이번 만남을 위해 찾아와, '치아가 없어 음식을 드시지 못하는 아버지와 함께 갈 수 있다면 치아를 다 해드릴 텐데'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북측의 오빠를 만나러 온 남측 김순자 씨는 신장이식 수술 후유증으로 쓰러져 응급치료를 받고 일어나 애틋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이밖에 치매로 어제 북측 여동생을 알아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전순심 할머니는, 밤새 정신이 맑아져 여동생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기도 했습니다.

【 질문 】
오늘 가족들이 애틋한 선물을 주고받았다는데. 애틋한 사연들도 많이 있었다죠?

【 기자 】
네, 숙소에서는 준비했던 선물도 주고받았습니다.

생일을 앞둔 북측 오빠를 위해 생일상을 차려준다며 미역과 떡을 잔뜩 준비해온 남측 동생들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북측 오빠가 헤어질 때 맨발이었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구두 네 켤레와 털신을 선물해,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습니다.

옛날 집터 모습과 지인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건네며 추억을 되살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오붓한 가족별 만남을 가진 이산가족들은 12시부터 함께 점심을 먹으며 2시간 동안 다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어 잠시 뒤인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은 금강산 면회소에서 가족단위의 단체상봉이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이 상봉이 야외에서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갖는 소풍 같은 느낌의 만남이었지만, 이번엔 날씨가 추워져 실내에서 하게 됐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오늘 밤을 보내면 마지막 날인 내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정도 작별상봉을 한 뒤 또 긴 이별을 합니다.

남측 이산가족 436명은 내일 오후 1시 금강산을 출발해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남북회담본부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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