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의 길…독일에서 배운다③] "정확한 자료…통일 '환상' 금물"
입력 2010-10-06 01:04  | 수정 2010-10-06 08:20
【 앵커멘트 】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MBN과 매일경제가 기획한 '통일의 길…독일에서 배운다' 마지막 순서입니다.
통일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통일 선배 독일의 조언 이무형 기자가 현지에서 보도합니다.


【 기자 】
체코와 인접한 독일 국경 도시 드레스덴

도시의 상징 프라우엔 교회는 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뼈대만 남은 채 방치돼 오다 통일 직후 93년 복구 공사에 들어갑니다.

2006년 다시 일반인에게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복구 비용만 1억 3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2천억 원의 대규모 공사였습니다.

▶ 스탠딩 : 이무형 / 기자 (독일 드레스덴)
- "통일 후 독일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동독 지역의 재건에 들어갔습니다. 이곳 드레스덴 역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고 그만큼 주민들의 수입도 늘어났습니다."

독일 정부는 또 드레스덴과 체코의 유명 관광지 프라하를 잇는 아우토반을 건설하고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이본 / 드레스덴 주민
- "관광객 수가 크게 늘었어요. 만약 통일이 없었으면 재건도 없었을 것이고 재건이 없었으면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보러 오는 관광객도 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다른 상업도시 라이프치히.


이곳 역시 2차대전 당시 폐허가 됐다가 구 동독시절에는 공해도시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라이프치히의 공기는 맑아졌고 도시는 깨끗해졌습니다.

DHL의 자회사가 최근 브뤼셀에서 본사를 이곳으로 옮겼고, 지난 2001년에는 BMW가 공장을 차렸습니다.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와 같은 성공사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서독의 빈부격차는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통일 직후 20%가 넘는 동독지역의 실업률이 최근 11.8%, 절반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서독지역 6% 수준과는 격차가 큽니다.

임금수준 역시 불만 대상으로 꼽힙니다.

베를린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독지역 근로자들은 같은 일을 하는 서독지역 근로자의 80%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됩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에 독일은 충고합니다.

▶ 인터뷰 : 슈테판 / 독일 내무부 구 동독지역 담당관
- "(통일 당시) 동독이 세계 10위 정도 경제력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터무니없는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동독의 경제력은 동구권 내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였습니다."

통일 전 북한의 경제상황을 명확한 자료를 토대로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입니다.

또, 북한과 남한 주민 모두에게 환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슈뢰더 / 독일 자유대학 정치학 교수
- "통일이 되는 날 북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이 말을 해줘야만 합니다. '여러분의 생활이 분명히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남한처럼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입니다.'"

동서독과 남북한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구상의 유일한 통일 선배 독일이 지나간 길은 우리가 통일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 maruchee@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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