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집값이 크게 뛰면서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100채 중 2~3채에 그친다는 조사가 나왔다. 중위소득은 전체 소득을 전체 가구수로 나눠 얻는 평균 소득과 달리 전체 가구의 소득 순위 가운데 중간에 해당하는 소득층을 말한다.
26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7~2021년 '광역시도별 주택구입물량지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구입물량 지수는 2017년 58.7%에서 지난해 44.6%로 14.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구입물량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보유한 순자산과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을 받았을 때 해당 지역의 아파트 중 살 수 있는 주택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작년 중위소득은 1인 가구 기준 182만7831원, 2인 가구 308만8079원, 3인 가구 398만3950원, 4인 가구 487만6290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경우 주택구입물량지수가 2017년 16.5%에서 지난해 2.7%로 급감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대출을 끼더라도 매입있는 아파트가 100채 중 2~3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5년 전 100채 중 16~17채 정도에 비해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의 주택구입물량지수도 각각 51.3%, 52.9%에서 26.2%, 32.5%로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 모두 5년 전 중위소득 가구라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절반이 넘었지만, 이제는 5년 전 살 수 있었던 아파트의 절반가량을 이제는 넘볼 수 없게 됐다.
지방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이 주택구입물량지수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해당 기간 73.1%에서 42.0%로 31.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다른 시도의 하락폭은 충남 -14.3%포인트(92.3%→78.0%), 광주 -13.1%포인트(79.2%→66.1%), 충북 -12.6%포인트(85.9%→73.3%), 울산 -11.7%포인트(74.8%→63.1%), 경남 -8.8%포인트(82.8%→74.0%), 경북 -8.1%포인트(92.3%→84.2%) 순으로 집계됐다.
세종의 경우 해당 지수는 2020년(15.4%)부터 집계됐다. 지난해 17.5%로 1년 사이 소폭(2.1% 포인트) 상승했으나, 2017∼2019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다른 지역과 같은 기간(최근 5년) 비교는 불가능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우택 의원(국민의힘)은 "현 정부 5년간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크게 줄었다"며 "새 정부는 중산층이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책 설계와 집행을 잘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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