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훈련 겨냥해 또 무력시위…훈련 끝나면 대화 재개?
입력 2019-08-10 19:30  | 수정 2019-08-10 20:11
【 앵커멘트 】
잠시 잊을만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있죠.
약 보름 동안 5번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했는데요.
사실상의 도발인지 어떤 의도가 깔린 건지 취재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연장현 기자, 오늘 쏜 미사일 2발은 어떤 의도라고 봐야됩니까?

【 기자 】
북한은 보통 시험 발사를 하고나면 그 다음날에 발사 당시 사진과 발사 의도 등이 담긴 입장을 내놓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도도 내일 공식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앞선 4차례 발사 때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항의가 되겠고요.

둘째는 우리가 들여온 F-35A 전투기 같은 최신식 무기들에 대한 불만 차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질문 2 】
오늘 쏜 미사일도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같은 종류로 추정이 되고 있죠?
한미 간 훈련에 대한 반발도 있겠지만, 신형 미사일의 시험 발사 성격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직전에 쐈던 지난 6일 미사일은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평양 상공을 지나 동해쪽으로 떨어지는 경로로 시험 발사를 했었는데요.

자국의 본토, 그것도 평양 하늘을 통과하는 발사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무기의 안정성이 보장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건데, 전력화를 해도 될 정도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박웃음을 띠면서 관련 과학자를 격려하는 사진도 나왔고, 이례적으로 북한 고위급 간부까지 참관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북한이 보여준 것만 해도 8번 사격을 했잖아요? 거의 시험 개발이 끝났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추가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각별히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3 】
북한이 앞서 지속적으로 반발했던 한미간 훈련이 내일부터 또 시작되죠?

【 기자 】
네. 내일부터 오는 20일까지, 10일 동안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이 실시됩니다.

이 훈련은 문재인 정부 내에 우리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다시 가져오기 위한 시험 성격을 띠는데요.

병력과 장비는 실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휘소연습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훈련이 북한을 겨냥한다는 인상을 줄이기 위해 '로키(low-key)'로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올해 전반기에는 기존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 대신, '19-1 동맹훈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민·관·군이 참여하는 성격으로 훈련을 진행했는데요.

최근 한미는 북한이 연달아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항의하자, 아예 훈련명에서 '동맹'이라는 말도 빼버렸습니다.

북측에 불필요한 비난 여지를 주지 않고 대화 불씨를 살려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한테는 참 밀고 당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달콤한 친서도 줬다가, 미사일도 쐈다가 말이죠.
북미 비핵화 대화는 언제쯤 다시 재개가 될까요?

【 기자 】
앞서 지난달 26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두어 주 안에 북미 실무급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두어 주'라는 기간은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의 종료 시점과도 얼추 들어맞습니다.

어제 문 대통령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부하자, 에스퍼 장관이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인상을 비춰왔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접한 친서와 미사일 중에서는 친서에 더 방점을 찍고, 곧 비핵화 대화를 재개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번 한미훈련이 끝나면 북한이 다시 협상테이블로 나와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연장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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