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에서] 가짜뉴스는 거르고 사실만 전해 드립니다
입력 2018-07-05 14:41  | 수정 2018-07-05 16:19
MBN <뉴스8> '사실확인' /사진=MBN
MBN은 지난 2월부터 뉴스8에 '사실확인' 코너를 만들어 팩크 체크를 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에는 월 2~3차례 보도하다가 지금은 정치 사회 경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자들이 그때그때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제작 방영하고 있습니다.

사실확인을 통해 참과 거짓을 가려내고 시의성 있으면서 정보와 재미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실확인과 관련한 뒷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쉽지 않은 아이템 선정

얘기되는 것을 찾아오는 것. 기삿거리를 발제하는 것. 모든 기자들이 공감하지만,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실확인도 말처럼 생각처럼 아이템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짜뉴스가 범람한다고는 하지만 어떤 뉴스가 가짜뉴스인지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 기사의 '확인'이라는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검증'이라는 부분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두 달 전 이야기입니다.

한 자동차 업체는 자사가 개발한 수소전기차 1대가 달리면 성인 약 43명이 마실 공기가 정화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말이 사실일까 검증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관련업체로부터 자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특정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자료 외에는 단시간에 과학적이고 객관성 있는 자료를 모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국내 전문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특정회사의 입장만을 담아낼 우려가 컸습니다. 결국 해당 아이템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의 방송을 보면 사실확인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그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 말하기 어려워도 결론은 밝혀야 한다

미투운동이 한창인 지난 3월의 이야기입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피해자들 가운데는 약 20년 전의 피해사실을 어렵게 꺼낸 여성도 있었습니다.

이런 과거의 성폭력까지 처벌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기사였습니다. 무분별한 정보가 확산되어 국민도 혼란을 느끼며 판단의 기준이 서지 않는 듯했습니다.

이윤택 연극연출가 /사진=연합뉴스

어떤 것이 사실인지 법학과 교수와 변호사 등 법조계와 성폭력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까지 다양하게 취재를 했습니다. 관련 조항도 함께 찾아봤지만, 결론을 제 스스로 말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10년 이전 성폭력의 경우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지 않는 이상 처벌을 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미투운동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를 방송에서 그대로 밝히면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많이 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실확인 코너는 취재결과를 종합해서 결론을 내리거나 참과 거짓 혹은 참이나 거짓에 가깝다는 것을 밝혀줘야 합니다.

일반 발생 기사나 정반합이 균형 있게 들어간 기사와는 다른 점이죠.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과연 내가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린 것인지. 방송이 나가고 나서도 항상 무서웠습니다.

반론이 언제든지 들어올 수도 있고요. 반론을 수용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이지만 겸손하게 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전남주 기자는?
=> 현재 교육 담당 기자.
2009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해 사회부, 경제부, 스포츠부 등을 거친 뒤 2017년 가을부턴 교육팀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을 맡고 있습니다. 모든 사회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호기심이 많고, 폭넓게 균형 있게 바라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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