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김주하의 '그런데'] 갈팡질팡 백년지계
방송 2022. 08.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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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예보라곤 없었던 1862년 런던,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날씨를 예측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세상을 바꿀 겁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셨나요?

기상학자 제임스와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는 모두의 비웃음을 뒤로한 채, 열기구를 타고 성층권에 올라가 최초로 기상 관측의 실마리를 잡아냅니다.

영화에서 이들이 탄 기구 같은 걸 통틀어 발롱 데세라고 합니다. 기상관측을 위해 띄우는 풍선 같은 걸 말하는데, 근래에 와서는 여론을 타진하기 위해 정책이나 정보를 슬쩍 흘려 반응을 살피는 걸 의미하게 됐죠.

정부의 정책 수립에서도 여론 수렴은 중요합니다. 대부분 계층이나 세대, 직업 등에 따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예상치 못한 변수 또한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띄운 발롱 데세는 바람 빠진 풍선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비판을 키운 건 박순애 교육부총리의 갈팡질팡 행보였습니다.

문제가 되자 입학 아동의 출생 월에 따라 매년 한 달씩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뒤늦게 시도교육감과 회의를 열어 공론화 모양새를 갖추려 했죠. 하지만 당초 코로나 방역이 의제였던 터라 교육감 패싱 논란까지 더해졌습니다.

결국 정책 발표 이후 단계적 추진, 공론화, 폐기, 나흘 동안 네 번이나 말을 바꾼 셈이 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공론화와 숙의 과정 없이 덜컥 생색내기 정책부터 발표하고 후폭풍이 불면 주워 담고, 이러면 정작 좋은 정책일지라도 제대로 된 철학과 비전을 갖고 발표한 게 맞나 국민들은 의심부터 할지 모릅니다.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죠. 이런 장기적 계획을 불쑥 꺼내 들다니요. 백년지대계의 첫걸음은 바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소통에서 시작된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갈팡질팡 백년지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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