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박근혜정부 6개월을 맞았는데 대북정책에선 점수가 굉장히 좋아요. 정 의원께서도 좋은 점수를 주시나요?
-개성공단이 북한의 자의적인 결정에 의해 닫히다가 다시 가동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던 것 같고요. 이제 6개월이 지나고 4년 6개월이 남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과제를 어떻게 잘 효율적으로 해결해나가느냐가 중요하겠죠. 북핵문제가 있고 북한 정권과 관련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도 있고요. 별로 공론화되지 않지만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서 미국과 합의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군사화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가 있고요. 또 북한이 저렇게 나오는 배경에는 북한 내부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이런 부분도 있을 거고요.
▶ 남북 간의 과제를 살펴보자면 개성공단도 정상화되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논의가 되고 있는데 남은 문제가 금강산 관광 문제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고요. 아직까지도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이 상당히 많죠. 그런데 실제 100가족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치유하기 위해서 우리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같이 모색해야 되는 부분이고요. 금강산 관련해선 이산가족 상봉 이래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회담을 갖기로 했다가 우리가 연기하자고 했거든요. 북한의 반응이 어떨 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날짜가 같다는 것 자체가 북한 스스로가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금강산 문제를 연동시키려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부정하기 어려운데 사실 금강산 관광 문제에 저 개인적으론 개성공단과는 달리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된다?
-사실 개성공단은 문제가 많은 프로젝트죠. 우리 미래와도 관계가 되지만. 그러나 현지에 입주하고 있던 123개 기업들이 있었고 우리가 이것을 2단계 3단계로 확대하기 이전에 그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요. 개성공단은 5만 3천명이라는 북한 근로자의 존재, 그리고 개성공단이 주는 남북교류와 개방의 효과를 생각할 수 있지만 금강산 같은 경우는 사람이 관광을 하면 사람 머릿수대로 이백 몇 십 불 씩 주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 기업의 재산을 몰수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똑같이 처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야 된다고 보시는 게 지금 금강산 같은 문제는 5.24 조치도 해제해야 하고 무엇보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한 상황이니까 이 부분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된다?
-제가 알기로 그 당시 박왕자 여사를 죽인 북한군인은 훈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5.24 조치라는 것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처였거든요. 그래서 그 문제를 너무 쉽게 풀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다른 문제들, 예를 들면 현대아산의 기업을 몰수한 문제라든지 천안함 폭침 문제라든지 그런 것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 46명이 거의 수장을 당하다시피 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면 다음에 도발하고 넘어가는 나쁜 관행이 되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또 한 가지,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일 년에 1억 불이 좀 안 되는 임금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또 금강산 관광으로 4천 몇 만 불의 현금이 들어가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북한 핵 문제 때문에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쪽에서 현금이 들어가게 되면 굉장한 역설이 됩니다. 왜냐하면 북한 핵 문제가 전 세계 안보에 위협을 주는 이상으로 가장 북한 핵의 피해자가 우리나라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지 간단하고 단순하게 풀 사안은 아니라는 겁니다.
▶ 남북관계도 꼬여있고 핵문제라든지 지금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화학무기사용.. 북한도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쓸 공격능력을 보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핵이라든지 미사일이라든지 또는 휴전선 주변의 만 이천문의 포에만 신경 쓰고 있는데 화생무기는 이미 가지고 있거든요.
▶ 시리아 못지않게요?
-그럼요. 그래서 화생무기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되는 상황이고요. 또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지금 미국이 시리아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은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을 고조하면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걱정과 관심을 시리아로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국제정치는 굉장히 냉철하게 봐야 되고요. 그래서 명분 이상으로 중요한 게 신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 미국은 중동 쪽에 정신을 파느라 한반도 문제, 6자 회담이라든지 핵 문제에 신경을 덜 쓰고 있는데 지금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대표가 평양에 갔잖아요. 결국 중국 주도로 풀리고 미국은 무관심으로 갈까요?
-그렇게 하진 않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차 핵실험으로 중국의 입장 변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여전히 중국은 6자 회담을 먼저 열자는 입장이고 미국은 6자 회담이라는 것이 북한 핵의 포기를 전제로 하는 회담인데 핵 포기 하겠다고 하지도 않은 북한과 함께 6자회담을 열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이 와중에 우다웨이가 평양에 가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지금 개성공단도 좋고 금강산도 좋고 이산가족도 좋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가 핵문제라는 점을 늘 상기해야 되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국제정치라는 것은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마키아벨리즘이 가장 통용되는 영역이 국제정치이기 때문에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희망적 관측에만 의존한다든지 미국도 마찬가지죠. 나중에 우리가 주도권을 잃을 수 있는 위험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성공단 문제가 지금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 정권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경계 고리를 한 순간도 늦출 수 없는 주제죠.
▶ 남북관계가 잘 풀리고 있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네요.
-네.
▶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불투명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6자회담 자체에 대한 무용론이 나오고 있어요.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6자 회담을 한들 과연 무슨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개인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최근 북한의 유일사상과 관련한 10대 원칙도 그렇고 북한 헌법도 그렇고 핵과 경제를 병진해나가겠다는 것이고 이들이 6자회담을 연다면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는 회담이 아니라 미국과의 군축, 이런 식으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어떤 식이로든 받아내려고 할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6자 회담이 얼마만큼 의의가 있느냐에 대해서 회의론이 일어날 수밖에 없죠. 다양한 종류의 회담을 여는 것은 좋습니다. 6자가 됐든 3자가 됐든 양자가 됐든.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북한 핵에 대해서 미국의 핵우산를 보장받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의 방위 충분 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전제가 깔려야 되는지에 대해 정책결정 당국들이 많은 고민을 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이제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부분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이 바뀌어야 된다, 혹은 무조건 대화로 풀려는 생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있어요.
-대화는 계속 해야 돼요. 왜냐하면 물밑에서 어떤 정책을 펴든 간에 대화가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서 북한의 마음을 바꾼다든지 태도를 바꾼다든지 신뢰를 확보하는 순간 우리가 북한의 기만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 북한 정권의 기만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되겠죠.
▶ 만약 6자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중국, 러시아 쪽의 협조도 필요하지만 6자 회담 당사국인 일본의 협조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아베 일본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구애하지만 우리는 만나주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덜컥 6자 회담이 열리면 우리가 일본 쪽 수석대표에 뭐라고 해야 합니까.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제가 참모라면 만나시라고 할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의 경우 유태인 학살에 대한 반성을 메르켈이 히틀러와 친족관계도 아니지만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아직까지도 통렬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베 신조의 경우는.. 아마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 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 21세기 아직까지도 위안부 문제라든지 영토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물론 일본의 국내정치가 변수이긴 하겠습니다만. 그래서 오히려 아시아의 여성 지도자로서 일본의 제국주의의 가장 큰 피해 국가 중의 하나로서, 그러나 우리가 민주주의라든지 경제발전의 모범국 지도자로서 만나서 반성하지 못하는 일본 지도자를 부각하면서 여성 지도자로서 그런 부분에 대해 의연하되 일본이 무엇을 잘못했고 과거에 대해서 무엇을 결여하고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모습이 외교의 효과를 훨씬 배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본과 관련해서 미국과 일본관계, 한미동맹의 관계라는 복잡한 방정식이 있거든요. 우리는 우리가 할 부분을 다하고 있는데 일본이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 라는 것을 상기시켜줄 외교적 필요가 있습니다.
▶ 참모라면 만나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