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요구
첫째, 국유자산이나 관리하지 않는 개인자산이라고 아무렇게나 채집·수집·소유하는 모습으로 보여줘서는 안 된다.
요즈음 복잡한 정치현실이나 커지는 빈부의 격차, 세대 간의 이견 등으로 힘들고 복잡한 현실사회를 피해 농어촌이나 조용한 산중에 칩거하고자 하는 도시인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는, 섬이나 산 속에서 야생의 버섯이나 산야초를 채집하고 사는 것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TV방영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 제 땅이 아닌 경우 자막을 통해 ‘동의나 허락을 받고 채집하고 있다’고 설명을 합니다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촬영이 아닌 평소’에도 이 분들이 합법적인 채집을 하는지는 의문이며, 아무나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산 속에 들어가 살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따라서 누가보든지 합법적으로 제 땅에서 제 것을 채집하는 것(화면상에서 출연자가 소유한 토지의 지적도를 보여준다던가, 토지주의 합법적인 위임을 받은 서류 인증)을 보여주어, 내 땅에서 줍고 채집하는 것은 보여주고, 남의 것을 채집하면 심각한 범법행위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참고로, 요즘 수도권에서 전철이 닿는 인근 시골에서는 봄부터 가을에 이르러 배낭을 메고 두서너 명이, 혹은 관광버스를 동원해서 산이나 들, 심지어 가꾸는 작물조차 불법 채집하여 소유자와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 없는 ‘산과 들’도 아니고, 예전의 ‘서리’의 개념도 아니라, 이는 ‘도둑질’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 방송의 자세입니다.
산이나 섬에 움막이나 집을 짓고 살고 있는 현행의 다수 출연자 거주행위가 과연 적법한 건축허가를 받고 거주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가 의문이 갑니다.
시청률만을 추구하다가, 국민의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큰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부탁합니다.
둘째, 자연인은 현실도피를 보여줘선 안 된다.
출연자의 대부분이 ‘사업이 망했다’, ‘이혼했다’, ‘병들어 죽을 뻔 했다’, ‘지인에게 배신당했다’. . .
이런 분들이 미화된 방송을 보면서, ‘나도 도시에서 살다가 힘들면 산이나 시골 가서 살지 뭐’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방송이 진정한 공익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인 측면에서 ‘평범’ 이상의 삶을 살다가, ‘조용한 환경이 좋아서’, ‘건강한 환경이 좋아서’, ‘더 발전적인 삶을 위해서’. . . 산을 찾고 바다를 찾는 것을 보여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중의 생활이 여름에는 모기 등의 독충과 뱀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의 위험이 상존하고, 겨울에는 추위와 먹거리 부족 등으로 고생하는가 하면, 발병 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등의 어려운 점이 많음에도 이런 난고는 전혀 감안치 않고,
수림 울창한 산속 옥외에서 불을 피워 조리를 하는 모습(산불 화재의 위험)을 보여준다든가 허가된 채집을 한다고 하나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아 끓여먹는 모습을 보면서, 은퇴자와 은퇴 예정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됩니다.
출연자는 누구에나 당당하고 합법적이며 자랑스러운 모습이 되어야 하고 그런 환경과 자연인을 찾아 소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셋째, 출연자가 자연인에게 대접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은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방송되는 내용 중, 과정에 자연인에게 겸손하고 자연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몸으로라도 도움을 주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출연자가 있는가 하면,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행동과 뒤에서 어슬렁거리는 듯하고 힘들고 위험한 것은 피하는 출연자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 프로의 출연진들도 이제 일부 교체의 시기가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모든 직업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방송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은 과할 정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겁고 위험한 일을 하기 싫고, 그것이 시청자가 느낄 정도가 되면. . .
다들 더 분발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정답이지 않을 수 있으나, 시청자로서의 감회를 적어 봅니다.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