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짜증나는 귀경길에 만나는 행복밥상
한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연휴가 끝나고...
넉넉하고 풍성한 고향의 정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그러나, 대형 주차장으로 변해 버린 고속도로와
전쟁을 방불케 하는 귀경길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귀경길,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가족과 함께 가을이 익어가는 풍경과 특별한 맛을 찾아
느긋하고 여유로운 귀경길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깊은 산속에서 3년 동안 곰삭은 묵은지 홍어삼합에서부터
50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이어온 순대국,
숨겨진 무릉도원에서 맛보는 특별보양식 철갑상어
옻샘 물로 빚어 더 구수한 죽염된장찌개까지...
귀경길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전국의 행복밥상을 찾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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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쌓인 무릉도원에서 맛보는 특별보양식 - '철갑상어회'
전남 주암IC를 벗어나 15번 국도를 타고 주암호의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그야말로 믿지 못할 풍경을 만나게 된다.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호수에 정자, 출렁 다리까지 조선시대 산수화에나 나올 법한 이곳은 사진작가들
에게는 유명한 출사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26년 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한
김계환씨 가족이 하나하나 직접 일구고 가꾼 그들만의 무릉도원이다. 풍경은
기본, 이곳에서는 아주 특별한 보양식도 맛볼 수 있다는데... 바로 철갑상어회와
맑은탕! 직접 양식장에서 기르는 철갑상어와 드넓은 땅에서 농사지은 채소로
차리는 보양식은 명절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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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세월이 익힌 맛 – 옥자씨의 '3년 묵은지 홍어삼합'
전라남도에서 출발한 귀경객들이 꼭 거쳐 가는 도시, 광주!
이곳에 토박이건, 외지인이건 명절 뒤끝이면 꼭 들르는 맛 집이 있다.
16년 전, 남편과 사별 후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시작했다는 옥자씨의 홍어삼합집
그녀에겐 아주 특별한 보물창고가 있다. 바로 친정집 뒷산!
질경이, 신선초를 비롯해 산 더덕까지... 무공해 산나물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아끼는 보물은 3년 전 묻어 둔 김칫독, 깊은 산 속에
묻어 둔 덕에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있다. 여기에 5가지의 한약재를 넣어 푹 삶은
돼지고기와 코까지 뻥 뚫리는 홍어를 싸서 먹는 그 맛은 고향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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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대가족이 만들어내는 진한 맛 - '순대국 & 연탄 오징어 불고기'
고속도로가 꽉~ 막힌다면 경북 영덕과 충남 당진을 잇는 34번 국도로 우회하는
것도 방법! 34번 국도를 따라 가을이 익어가는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국민 관광지로
사랑받는 육지속 섬마을, 회룡포를 만날 수 있다. 이 회룡포 건너 용궁마을에는
3대째 한결같이 순대국을 만들어 온 가족이 있다. 2대 주인장인 김정애씨를 비롯해
아들, 며느리, 딸, 사위에 사돈, 조카까지... 3대가 만들어내는 순대국의 진한 맛은
전국에 소문이 날 정도. 일주일에 두 번 직접 만드는 이 집의 순대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돼지 막창으로 만들어 더 쫄깃하고 담백하다. 이곳의 또 다른 대표메뉴는
연탄향이 짙게 밴 매콤 칼칼한 오징어 불고기, 담백한 순대국과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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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집이 식당으로 변신한 까닭은?
옻샘 물로 빚은 죽염된장의 깊은 맛 – '죽염된장정식'
전라도, 경상도를 지나 충청도를 지날 즈음, 허기가 느껴진다면 이곳에서 잠시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증평과 화양동을 잇는 질마재 고개, 이곳에는 인심 좋은 된장 장수
이정림씨가 산다. 신용불량자에서 된장집 주인이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그가 만드는 된장은 죽염된장,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콩과 직접 만든 죽염과 집 뒤뜰의
옻샘 물로 빚는다. 그런데, 된장집이 식당으로 변신한 까닭은 뭘까? 전국에서 먼 길을
달려와 된장을 사가는 사람들에게 된장찌개와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차린 시골밥상을
공짜로 대접하다 그 맛이 입소문 나면서 식당이 된 것이다. 고향의 맛이 듬뿍 담긴
토속 된장찌개는 귀경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