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 싶은 건 하고 산다! 내 맘대로 인생 2막을 꿈꾸는 남편 동재 씨
경상남도 의령군에는 대기업 퇴직 후 시골에 내려와 식용 곤충 사업을 하면서 내 맘대로 인생 2막을 꿈꾸는 남편 김동재 씨(68세)와 그런 남편 때문에 속 터지는 아내 전경임 씨(66세)가 산다.
부산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동재 씨는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어렸을 때는 집안 사정 때문에, 결혼한 뒤에는 자식들 키우며 사느라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 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산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젊은 시절부터 동재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난, 분재, 낚시에 이어 직장 다니면서 아내 눈치를 봐가면서 하나둘 애지중지 모았던 수석과 곤충 표본, 골동품 등을 모두 데리고 한집에서 살 수는 없을까...그래서 결심했다. 한 번뿐인 인생, 퇴직한 뒤의 인생 2막은 시골 내려가서 닭이랑 개, 고양이도 키우고 밀웜 농장을 해서 돈도 벌고 텃밭에 채소도 심어서 자급자족하며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원 없이 하면서 살리라~
# 내 맘대로 남편 때문에 마음 편할 날 없는 아내 경임 씨
함안이 고향인 경임 씨는 큰어머니를 간호하다가 맞은편 병실에서 친구를 간호하던 남편 동재 씨를 처음 보게 됐는데, 경임 씨한테 한눈에 반한 동재 씨가 계속 찾아와서 열정적으로 구애를 해서 친정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인상 좋고 성격 좋은 동재 씨였기에 신혼 때부터 남편 말이라면 대부분 찬성하고 지지했던 아내 경임 씨. 대기업을 퇴직하고 창원시에서 살다가 동재 씨가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말고 의령군으로 귀촌해서 밀웜 농장을 하며 자급자족하는 노후를 보내자고 했을 때도 경임 씨는 남편의 뜻을 존중해서 선선히 따라나섰다. 하지만, 막상 귀촌하고 보니 남편은 따로 속셈이 있었는데... 시골 생활을 한 번도 안 해본 천생 도시 여자였던 경임 씨가 시골 생활에 적응하느라 쩔쩔매는 동안, 남편 동재 씨는 그동안 아내 눈치 보며 모아둔 수집품들에 전국의 산과 강을 누비며 모은 수석과 곤충 표본, 골동품을 더해서 무료 체험 박물관을 만들었고, 그것도 모자라 마당에 돌무더기가 쌓여도 계속 돌을 주워 나르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집안일은 팽개쳐놓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에만 올인하는 남편에 아내 경임 씨는 마음 편할 날이 없다.
# 비밀 만드는 남편에 참았던 화가 터진 아내, 그래도 동재 씨는 내 멋에 산다!
귀촌한 뒤, 남편 동재 씨의 관심사가 넓어지면서 동시에 비밀도 늘어났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책임지며 앞만 보고 달릴 때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기면 일단 사서 아내 몰래 보물창고인 옥상에 숨겨둔다. 최근 마을 음악 동호회 색소폰 연주자가 색소폰을 부는 모습에 반해 앞니 임플란트를 앞둔 상황임에도 냉큼 사버린 색소폰은 임플란트가 끝날 때까지 그저 만져보기만 하는 중이고, 오르간 치는 남자가 멋져 보여서 아내 몰래 구입한 전자 오르간은 2년째 택배 포장도 뜯지 못한 채 옥상 구석에 감춰뒀다. 몰래 색소폰을 불어보려다 아내한테 딱 걸린 동재 씨, 하지만 사실 아내 경임 씨는 남편의 비밀을 알고도 모르는 체하고 있었는데...
남편의 취미 생활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취미 생활 때문에 남편이 비밀 만드는 것은 싫다는 아내에게 동재 씨는 다시는 비밀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미안한 마음에 다음날 아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를 대접하며 화해를 청한다. 하지만 며칠 뒤, 또다시 남편 동재 씨가 자신 몰래 수석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 경임 씨는 그동안 참았던 화가 터지고 마는데...남편 동재 씨는 과연 내 맘대로 인생 2막을 지킬 수 있을까?